“금시초문”(今始初聞)인 조문외교(弔問外交).
“금시초문”(今始初聞)인 조문외교(弔問外交).
은퇴 목사 백낙원.
이번에 윤석열 대통령께서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의 장례식에 가면서 “ 조문외교(弔問外交)라는 기치(旗幟)를 내 걸었다. 사실 조문외교라는 말이 어색했지만, 대통령을 처음 하는 터라 허니문(honeymoon)기간으로 생각하고 그냥 웃어넘기려고 했다. 그런데 윤 통이 너무나도 어처구니없는 외교 참사를 빚어 한마디 하지 않을 수 없다.
먼저 조문외교(弔問外交)라는 말부터 적합하지 않은 단어 조합이다. 조문이라는 것은 타인의 죽음에 슬퍼하는 뜻을 나타내어 위문하는 일이며, 외교라는 말은 다른 나라에 자기를 과시하면서 정치적 외교적 관계를 맺는 것을 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단어를 함께 사용하면 조문 가서 상대를 위로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를 드러내며 선전한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조문하러 가서 자기선전을 하겠다는 뜻으로도 이해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어떤 분이 별세하셨다면 문상간다고 하면 되지, 문상 가서 자기선전을 한다거나 PR을 겸하겠다고 말하지는 않는다. 그건 그렇다고 쳐도 정작 여왕을 조문하러 가서 조문도 안 했을 뿐만 아니라, 바이든 미 대통령과는 48초간 인사만 나눴다는 것이다. 그러고도 외교라는 단어를 붙일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다.
그뿐인가! 기시다 총리는 한일 정상회담을 하지 않겠다고 발표를 했는데, 윤 통이 일본 총리가 머무는 곳으로 직접 찾아가서 만나는 굴욕외교를 했다.
본래 정상들이 서로 만나면 양국 국기를 거치하고 높낮이가 없는 같은 위치에서 회담하는 것이 정상인데, 태극기도 거치하지 않았다고 하니 굴욕외교가 아니고 무엇인가 말이다.
그뿐이 아니다.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인사를 나눈 다음 기자들은 물론 사람들이 많은 장소에서 미국 의회 의원들을 향해 “이 XX들~~" "바이든 쪽팔려서"라고 해서 세계토픽감이 되고 말았다.
바이든도 바이든이지마는 미국 의원들이 하루아침에 ”어미“가 아닌 ”XX“가 되었으니 이 얼마나 황당한 일인가? “XX”라는 말은 요즘 개(犬)한테도 잘 쓰지 않을뿐더러 시정잡배(市井雜輩)들이나 하는 말이니 더 기가 막힐 노릇이다. 조문외교가 아니라 ”욕설 외교“가 되고 말았다.
얼마 전 한 극우 유튜버가 이런 글을 올린 것을 보았다. “문죄인은 경제만 망치고. 마누라 끼고 외국을 다니며 혈세를 낭비했다.“고 말이다.
이 말을 그대로 빌리자면 서너 달밖에 안 된 윤 통이 마누라 끼고 이미 두 번이나 외국 나들이하면서 혈세를 낭비하고 있으며, 조문외교가 아니라, 금시초문(今始初聞) 외교를 하고 있으니 한숨만 나온다.
각설하고, 9수 윤 통은 법밖에 모르니 그러려니 해도, 한국 외교부는 무엇을 하는 곳이며, 현지 대사관과 수행원들은 무엇 하는 ”님“들(내 입이 더러워질까 봐 차마 욕은 안 한다.)들인가 말이다.
윤 통이 저렇게 국격을 무너뜨리는 엄청난 ”금시초문“(今始初聞) 외교를 해 놓고도, 귀국하는 날, 그 특유의 건들 걸음 하면서 얼굴 번쩍 치켜들고 귀국할 것인지 의심스럽기만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