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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인데 어쩌나.
삼락
2016. 9. 27. 10:21
* 가을인데 어쩌나. // 황우 목사 백낙은.
이글거리던 태양도 고개 숙이니
하늘 높고 물 맑은데
역마살 낀 선들바람은
어영부영하며 니나노를 부르고
아! 이제 정말 가을인가보다.
비학산 넘어오는 구름도
휴일 오후처럼 한가로운데
고추잠자리 바지랑대 위에서 졸고
살판만난 새들의 날개깃에 실려
집나갔던 추억이 다시 돌아온다.
긴긴 여름 지나는 동안
가뭄과 더위의 기승은
이 풍요로움의 해산고통일지니
붉은 서산 노을은
차라리 황홀한 화폭이어라.
송아지 울음도 애처롭고
아람들도 얼굴 붉히는
완연한 가을인데
우리 하늘 아버지께 드릴
여름광주리 무엇으로 채운담.
* 어영부영 : 되는대로 행동하는 모양.
* 니나노 : 경기민요 늴리리야와 태평가 따위의 후렴구에 나오는 감탄사.
* 아람 : 충분히 익어 저절로 떨어질 정도가 된 상태의 열매.
* 여름광주리 : 여름은 열매의 우리말. 열매 바구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