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더러 눈높이를 낮추라니.
국민더러 눈높이를 낮추라니. / 황우 목사 백낙원(은)
오늘 (6월 20일) 국회 대정부 질문에서 정홍원 총리가 요즘 총리 후보를 비롯한 국정원장 그리고 다른 장차관의 인사 참극에 대한 질문을 받은 자리에서 세상에 완전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면서 국민이 눈높이를 낮추어 달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다. 이 말은 일국의 총리가 할 말은 아니며 일종의 망발(妄發)이라 여긴다.
이 세상에 완벽한 사람이 없다는 것은 맞는 말이다. 털어 먼지 안 나는 사람도 없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완벽한 사람을 바라거나, 그림자도 없는 온전한 사람을 바라는 것은 아니다. 일반 정서나 일반 윤리, 그리고 법을 현저히 어긴 사람은 안 된다는 말일 뿐이다.
기준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일반 국민의 기준 양심에 어긋나지 않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말일 것이다. 상식에 어긋나는 사람, 인간 이하의 사람을 국가의 지도자나 장차관으로 삼을 수는 없지 않겠는가 말이다.
“나는 바담풍 하더라도 너는 바람풍 해라”는 식의 지도자는 이제 더 이상 필요가 없는 세상이다. “나를 따르라.”고 할 수 있는 지도자라야 진정한 지도자라 할 수 있겠다.
요약해서 말하면 우리 민족을 일컬어 게으른 DNA를 가진 민족이라고 비하하는 민족사관을 가진 사람이나, 일제의 강제동원위안부 문제에 있어 일본의 사과는 필요 없다는 친일파는 아니어야 한다는 말이며, 제자의 논문을 가로채는 파렴치범은 아니어야 한다는 말이며, 군 복무를 하면서 석사, 박사 학위까지 다 하는 편법적인 인간은 아니어야 한다는 말일 뿐이다. 이게 국민의 눈높이가 높은 것인가? 여기서 눈높이를 낮추면 어디까지 낮추어야 하는가를 묻고 싶다.
위와 같은 이런 일을 하는 사람들은 엄격하게 말하면 남의 권리를 도적질 하는 도적놈이요, 약한 자들을 무시하고 그들의 권익을 짓밟는 강도들이 아닌가?
그런데도 정치가나 지도자들이 자기들의 눈높이를 높이려 하지는 않고 국민들의 눈 높이를 낮추라니, 국민을 우민(愚民)으로 만들 작정인가? 아니면 도적놈이나 강도라도 용납하라는 말인가 묻고 싶다. 정홍원 총리는 지금 당장 이 말을 취소하고 국민들에게 사죄함이 마땅하다 할 것이다.
그리고 아울러 이런 인사 참극을 빚은 청와대가 책임을 지고 김기춘 인사위원장을 당장 파면함이 이 꼬인 정국을 풀어가는 지름길이라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