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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삼락
2018. 7. 5. 10:09
그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 황우 목사 백낙은.
세상 물정(物情) 모르고
누런 콧물 달고 다니면
어메가 치맛자락 뒤집어 닦아 주시고
지에밥 한 뭉치 챙겨다 주시던 아버니.
그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할배의 사랑방 문 살포시 열면
화롯불에 군밤 구워주시고
할매 치맛자락 잡아당기면
사카린 넣은 자주감자 쪄 주시던
그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4월의 진달래 함박웃음 웃고
창밖에 봄비 구슬픈데
살며시 눈 감고 뒤돌아보노라면
전쟁터 삼았던 뒷동산 불알친구
그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고희 지나 망구(望九)인데
종다리 알 찾아 자갈밭 뒤지고
깨 벗고 물놀이하던
그때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 어메 : 어머니의 방언.
* 지에밥 : 술을 담글 때 쓰는 술밥.
* 아버니 : 아버지의 예스러운 표현.
* 할배 · 할매 :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방언.
* 사카린(saccharin) 인공 감미료. 무색 반투명 결정으로 단맛이 설탕의 500배임.
* 고희(古稀) : 옛날에는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일흔 살을 고희라 했다.
* 망구(望九) 구십 세를 바라본다는 뜻으로 81세를 말함.
* 깨 벗고 : “발가벗었다”는 뜻의 옛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