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그러다가 죽는 거지 뭐.

삼락 2015. 3. 26. 19:48

* 그러다가 죽는 거지 뭐.

                                                                       황우 목사 백낙은()

얼마 전에 동네 이장이 마을방송을 통하여 새마을 사업의 일환으로 주변 환경미화작업을 한다고 하기에 부대를 하나 들고 동참하였다.

바람에 날린 비닐 조각이나, 농산부산물들과 자동차 차창 밖으로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들이 동리 길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도로변과 개울가 수풀을 헤치고 들어가 나뭇가지에 걸린 비닐 조각까지 거두니 부대로 세 개가 넘었다.

 

다른 동민들이 주워온 쓰레기까지 냇가에 모아놓고 마을 이장이 소각을 시작했다. 비닐 조각을 비롯한 각종 쓰레기들과, 개울가에 아무렇게나 갖다버린 양심까지 태우다 보니 연기가 이만 저만이 아니었다.

 

이렇게 태우면 오염이 너무 심하니 태우지 맙시다.”라고 했더니 이장의 말이 걸작이다. “우리 동네가 안태운다고 오염이 안 되는 것도 아니고, 이제 갈 데까지 간 세상, 다 죽을 인생들인데 그러다가 죽는 거지!” 라고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말을 듣고 보니 등골이 오싹해 졌다. 그렇다. 다 죽을 인생이란 말과 같이, 갈 데까지 간 세상이요, 브레이크가 고장 난 기차와 같아서 언제 어디에서 좌초될지 아무도 모르는 미친 세상이 되고 말았다.

 

하긴 요즘은 미치지 않고는 살 수 없는 세상인 것 같기도 하다. 저 죽을지도 모르고 달리는 차량들, 막무가내로 차를 모는 음주운전자들, 수많은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자들, 그리고 위험수치까지 이른 우울증 환자들, 알몸이 들어나는 줄도 모르고 춤을 추는 연예인들, 지구의 허파인 자연을 아무 생각도 없이 마구잡이로 훼손하는 개발지상주의자들, 우선 돈만 벌고 보자는 심산으로 별의 별것을 다 수입해 오는 하루살이 같은 기업가들, 이합집산(離合集散)을 일삼으면서, 나중엔 삼수갑산(三水甲山)을 가리삼아도 우선 먹고 보자는 정치인들, 어느 것 하나 온전한 것이 없는 미친 세상, 갈 데까지 간 세상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뿐만 아니다. 모두들 물질에 미치고, 스포츠에 미치고, 정치에 미치고, 명예에 미치고, 향락에 미쳤다. 미치지 않고서야 이럴 수가 있겠는가? 공산당은 얼어 죽을 각오, 맞아 죽을 각오, 굶어죽을 각오를 한다는데, 우리도 이 파멸의 역사를 바로 세우기 위해 정의와 평화 공존을 위해 미쳐야한다.

 

성경 요나서를 보면 재미있는 이야기가 나온다. 니느웨 도성 사람들이 요나의 외침을 듣고 위로는 임금으로부터 아래로는 서민에 이르기까지 재를 무릅쓰고 회개하므로, 좌우 분별도 못하는 아이들만 12만 명이나 되는 니느웨 성이 하나님의 용서를 받아 멸망을 면했다는 이야기이다. 우리 모두 창조주를 향하여 회개의 두 손을 높이 들어야할 때인 듯하다.

 

우리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악과 싸우고 선으로 악을 이겨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구경꾼이 되어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지는 않았는가?

인간들이 차츰 물질의 탐욕으로 노예가 되어가는 세상을 보고서도 될 대로 되라는 식으로 보기만 하고 방관하고 있지는 않았는가?

아름다운 이 피조세계가 모조리 파괴되어 감에도 불구하고 내 알바 아니라고 체념하는 우리들은 아니었는가?

기후 변화로 인한 각가지 세계적 재앙을 보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방치하였던 우리는 아닌가 말이다.

구조선 노릇을 하지 못하고 유람선 노릇만 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다시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는 말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이미 과속이 붙었기 때문에 한두 명이나 어떤 단체 한 둘로서는 안 된다. 너나 할 것 없이 우리 모두가 힘을 모아 미친 사회와 세상을 구해야 할 때이다. 역사는 바르게 미친 사람들의 열정에 의하여 만들어져 왔다. 이 멸망의 역사를 생명의 역사로 바꿔야한다.

적극적으로 인간 개조에 앞장서서 나 스스로 불의와 모순, 그리고 악과 더불어 싸워 이김으로 이 병든 사회를 조금씩이라도 치유해 나가야 하겠다. 이것만이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자손만대 아름다운 금수강산을 물려 줄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