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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거지입니다.
삼락
2017. 6. 30. 15:06
나는 거지입니다. // 황우 목사 백낙은.
나는 거지입니다.
집이 없어 다리 밑에 사는 것도
노닥노닥 기운 옷을 입는 것도
깡통 하나에 온갖 음식 담아 먹는
그런 처량한 신세는 아닙니다.
사지도 멀쩡하고
자식도 서넛이나 되며
생활도 큰 걱정 없는 터라
내가 거지인 줄 몰랐을 뿐입니다.
그러나 나는 거지입니다.
눈을 뜨고 감는 것
손가락 하나 움직이는 것
숨 한번 쉬는 것조차도
매 순간 구걸해야만 사는
거지 중의 상거지입니다.
하늘의 하나님, 나의 당신이여!
당신 보좌 앞에 엎드려
손가락 끝에 물 한 방울로라도
타는 이 혓바닥 추겨 주시길 비오니
자비를 베풀어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