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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의 등 뒤에 계신 주님.

삼락 2019. 6. 15. 21:04

* 나의 등 뒤에 계신 주님. [아내의 병상일지.2019615()]

오늘 아침엔 아내가 먼저 일어나 눈을 뜨고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내의 눈이 전보다 더 상큼해 보인다. 그래서 내가 항상 입에 달고 있는 노래를 불렀는데 그 노래가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라는 복음송이다.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나의 인생길에서 지치고 곤하여

매일처럼 주저앉고 싶을 땐 나를 밀어 주시네

 

후렴 : 일어나 걸어라 내가 새 힘을 주리니

일어나 너 걸어라 내 너를 도우리.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편안히 길을 갈 땐 보이지 않아도

지치고 곤하여 넘어질 때는 다가와 손 내미시네.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때때로 뒤돌아보면 여전히 계신 주

잔잔한 미소로 바라보시며 나를 재촉하시네.

 

지난 9개월여 동안 때로는 하나님께 대한 원망의 심기도 있었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주님이 내 등 뒤에 계심을 의심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몇 가지가 있다. 아내의 얼굴을 닦을 때나 마사지를 해 줄 때는 아이쿠! 예쁘다. 예뻐.”하는 말이다. 그리고 손가락 하나라도 조금 움직이면 우리 마누라 잘한다. 잘해!” 라는 말이다. 그리고 잘 해줘서 고마워라는 말과 함께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하루에도 수 십 번을 넘게 할 것이다.

 

하기야 주름살이 자글자글한 아내가 뭐 그리 예쁘겠는가마는, 이런 말들이 환자의 기분을 좋게 할 뿐만 아니라, 엔도르핀이 양산되어 치료가 속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리 뇌는 신체 에너지의 약 4분의 1을 쓴다는데, 신체 기능이 떨어지면 당연히 학습과 기억을 비롯한 인지기능도 떨어진다는 것이다. 신체와 뇌는 에너지뿐만 아니라 이를 뛰어넘는 더 밀접한 연결망으로 이어져 있다고 들었다.

 

십 수 년 전이지마는 미국 일리노이 주립 대학 헤더 어윈 박사 연구팀과, 하버드 의과대학 캐런 해커 박사 연구팀이 각각 그 지역의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운동량과 학업성취도의 상관관계를 알아보는 연구를 했다고 한다. 두 연구 결과, 활동량이 적은 학생들이 학업성취도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할 때 근육세포에서 나온 호르몬이 뇌로 전달돼 인지기능에 도움 주는데,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과, 춤처럼 몸과 머리를 함께 사용하는 운동이 더 효과적이라는 발표를 보았다.

 

그래서 나는 아내를 운동시키느라 땀을 빼곤 한다. 아침저녁 팔다리 운동 30분씩, 윗몸 일으키기 운동 200번씩을 시키고 나면 내 몸이 땀에 젖는다. 그 뿐 아니라 오전 오후 두 번 아내를 터니에보차량에 태우고 한적한 시골길이나, 바닷가에 나가 산책을 한다.

 

그렇다고 내가 그렇게 노력해서 아내가 조금씩이라도 호전되는 것이 아니라, 내 뒤에서 하나님이 역사하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고백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나와 우리 가족 모두가 의욕과 용기가 생기고 희망이 생기는 것이다.

 

요즘 아내와 엄지잡기 놀이를 하노라면, 아내가 내 엄지를 의도적으로 잡을 때가 있다. “우리 마누라 잘한다. 엄지잡기 잘하네.”하고 추켜세우면 더 열심히 하려고 애쓰는 듯 보인다.

 

그리고 확실히 눈동자는 성한 사람과 비슷하게 돌아왔고, 왼쪽으로 많이 기울던 고개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다. 의학이 손을 들고 의사가 손을 놓아도, 우리가 자고 있을 때라도 우리 하나님은 졸지도 않으시고, 주무시지도 않으시면서 역사하고 계심을 믿는다.

 

나의 등 뒤에서 나를 도우시는 주 / 편안히 길을 갈 땐 보이지 않아도 / 지치고 곤하여 넘어질 때는 / 다가와 손 내미시네. / 아멘. 할렐루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