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의 범죄와 박근혜 정부
다윗의 범죄와 박근혜 정부.
우리 기독교에서 “예언”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물론 은사로서의 “예언”이 있지만, 신학적으로 예언이란 “불가피성의 선언”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불가피성의 선언”이란 성서나 과거 역사의 사례에 비추어 현재의 일을 미리 짐작하여 그 결말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이번 박근혜 정부의 처신을 보면서 성서에 나오는 다윗과 밧세바 사건이 연상 된다. 기독신자가 아니더라도 성서에서 그 유명한 다윗과 우리아의 아내였던 밧세바에 관한 이야기를 아는 분들이 많은 줄 안다.
왕위에 앉은 다윗은 나라가 전쟁 중인데도 불구하고 낮잠을 즐기다가 옥상에 올라가 노닐고 있었다. 그 때 마침 밧세바가 대낮에 다윗이 볼 수 있는 장소에서 목욕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녀자가 어쩌자고 왕궁에서 보이는 곳에서 목욕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이 대목에서 우리는 밧세바가 남편 우리아를 전쟁터에 보내고 무료한 나머지 다윗을 유혹하기 위해 이 같은 과감한 행동을 했으리라 짐작해 본다.
폐 일언 하고 다윗은 그 여인이 우리아 장군의 아내라는 것을 알았으면서도 그를 불러들여 간통의 죄를 범하고 말았다. 당시 상황으로 일국의 왕인 다윗에게 있어 어쩌면 이런 일은 큰 범죄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문제는 이러한 범죄행위를 숨기기 위해 더 큰 범죄를 저지르고 말았다는 데 있다.
밧세바가 임신했다는 것을 안 다윗은 전쟁터에 있는 우리아 장군을 불러내려 그 아내와 동침할 기회를 주어서 밧세바의 임신을 교묘히 숨기려 획책 했지만, 우리아 장군은 동료들을 생각하고 그 아내와 동침하기를 거절하였다. 우리아는 성문지기와 같이 지내다가 다시 전쟁터로 간 것이다.
다윗은 자기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가자, 전쟁터로 돌아가는 우리아 장군 편에 요압 장군에게 편지하기를 “우리아를 전장 깊숙한 곳에 들여보내 적들에게 죽게 하라”는 전갈을 하였던 것이다.
그 계획은 그대로 실현 되었다. 나라에 충성한 죄밖에 없는 우리아 장군을 적군의 손에 죽게 한 것이다. 이는 실로 하나님 앞이나 나라와 민족 앞에 씻을 수 없는 중대한 범죄라 하겠다.
다윗과 밧세바 사건을 예로한 우리나라의 현실을 들여다보자.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지 6개월이 되었다. 지난 대선 중에 국가 정보원이 대선에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들어나면서 우리 국민들에게 크나 큰 충격을 주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일국의 정부는 거대한 조직이기 때문에 어떤 부서가 그릇 판단하고 그릇 행동할 수 있다는 것을 나도 잘 안다. 그런데 문제는 그 잘 못을 덮기 위해서 또 다른 과오를 범하는데 있다.
그것이 NLL 국가기밀누설사건이며, 이석기 내란음모사건이다. 물론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은 조사 중인 사건이긴 하지만, 촛불집회로 궁지에 몰린 국정원이 바로 그 시점에서 터뜨린 것을 보면 공안몰이라는 생각을 접을 수 없다.
이석기 내란음모 사건도 많은 시간이 지난 후 다시 해석해 보아야 알겠지만, 그동안 역대정부가 코너에 몰릴 때마다 별에 별 공안 사건을 터뜨렸다는 것을 보아서 그렇다는 말이다.
예를 든다면 김대중 내란 음모사건, 인혁당 사건,(반국가 내란음모라는 죄를 씌워 여덟 명의 무고한 죄 없는 양민이 사형을 당했다.) 민청학련 사건, 백기완, 장준하 사건, 태영호 납북사건, 오송회 사건, 차풍길 간첩 조작사건, 독서회인 부림 사건, 수지 김 사건, 그 외에도 수십 건의 간첩 조작 사건이 있었지만, 나중에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고, 결국 수백억 원의 배상을 해 주어야 했으며, 국민의 혈세가 그만큼 낭비되고 만 것이다.
“호미로 막을 것 가래로도 막지 못한다.”는 말과 같이 결국 그 당사자들이 실권(失權)을 하거나, 아니면 비참한 최후를 맞았거나, 또 옥살이를 한 경우를 우리는 너무 많이 보아오지 않았는가 말이다.
박근혜 정부의 이번 국정원 사건도 잘 못이 분명한 만큼, 일이 더 커지기 전에 대통령이 사과 하고, 국정원장을 경질할 뿐만 아니라, 국정원을 더 합리적으로 개혁하였으면 될 일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나 몰라” 라로 일관 하는 것은 결국 백성들과 싸워 보자는 심산인 듯 보이고, 갈 데까지 가 보자는 심산인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위에서 말한 다윗의 범죄는 완전 범죄로 끝나지 않았다. 세상에 완전 범죄라는 것은 없다. 하나님은 나단이라는 선지자를 보내 그 다윗의 죄를 지적하였고, 다윗은 그제야 자기의 죄를 뼈아프게 회개(悔改)했던 것을 볼 수 있다. 그래서 결국 다윗은 이스라엘 역사에서 가장 우러러 보는 현군이 된 것이다.
인간의 범죄는 그 사실을 교묘히 숨기고 위장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진정한 회개만이 그 범죄의 종결을 지울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나님의 죄에 대한 해결 방법인 것이다.
물론 여기 회개(悔改)라는 것은 “뉘우칠 회(悔)”자와 “고칠 개(改)”자로 만들어 졌다. 뉘우치고 완전하게 고쳐야 한다는 말이다. 뉘우치고 고치는 일은 개인이나 단체를 막론하고 반드시 거처야 할 필요불가결한 요소인 것이다. 왜냐하면 누구나 자기 잘못을 뉘우치고 고쳐 나갈 때 정반합의 원칙을 따라 발전하고 전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도 이런 소모적인 정쟁(政爭)으로 말미암아 얼마나 많은 국가적인 손실을 보고 있으며, 국제적으로도 우리나라가 입는 손실이 천문학적인 숫자일 것이 분명하다. 더 늦기 전에 공안정국을 끝낼 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진심어린 사과와 국정원의 철저한 개혁이 시급한 상황이라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2013년 9월 3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