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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팥죽.

삼락 2016. 2. 2. 20:01

동지팥죽. // 황우 목사 백낙은()

 

하얀 눈 덮인 두레마을

오두막집 굴뚝에선

뽀얀 연기

유령처럼 피어오르고

 

동구 밖에 붉은 황토

길가에 뿌려지면

왼 새끼에 묶인 고목

동장군 휘파람에 목메어 운다.

 

팥죽 같은 땀 흘리시며

정성스레 빚은 동지팥죽

신주(神主) 단지에 넣어 두면

엄마 몰래 퍼먹든 개구쟁이.

 

썰매로 얼음 지치고

쥐불놀이하던 코흘리개

희수(喜壽) 지나 솔수(率壽)이니

성성한 백발 눈처럼 날리네.

 

* 희수(喜壽) 77. 오래 살아 기쁘다는 뜻.

* 솔수(率壽) 80. ()자는 팔십을 의미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