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락 2015. 8. 22. 10:40

둥지 // 황우 목사 백낙은.

 

나지막한 등성이 소나무 위에

나뭇가지 물어다가 둥지 틀고

알 낳아 애지중지 새끼 기르는

해오라기 부부가 애처롭다.

 

산골 다랑이 논두렁에 서서

모가지 길게 빼고 두리번두리번

긴 기다림 끝에 개구리 쪼아 물고

아가들 생각에 힘겨운 날갯짓이다.

 

새끼들 뱃속에 거지가 들었는지

어미를 볼 때마다 입을 벌리니

하루에도 수십 번씩 토혈의 고통

입에서 입으로 생명 줄을 잇는다.

 

강산이 몇 번이나 변하도록

우리 어메 가슴팍에 깃털을 뽑고

살찜 뜯어 우리 사형제 기르신 정

은중태산(恩重泰山) 생각사록 눈물이 나네.

 

* 해오라기 : 백로(白鷺)

* 어매 : 어머니의 방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