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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두깨 인생

삼락 2016. 10. 10. 09:44

방두깨 인생. // 황우 목사 백낙은.

 

양지바른 골목 어귀

몰려나온 코흘리개들

신랑·각시 소꿉장난에

정신 줄을 놓았네.

 

처마 끝 굴뚝에서

뽀얀 연기 피어나고

서산 해 뉘엿뉘엿

노을 곱게 물들일 때면

 

개똥아! 밥 먹어라!

정겨운 엄마 목소리

알뜰한 세간 팽개치고

쪼르르 달려가는 조무래기들.

 

지팡이 짚은 지친 구름

정처 없어 서러운데

하늘에서 뉘 부르시면

손들고 가야 할 방두깨 인생!

 

* 방두깨 : 소꿉질, 또는 다정하게.

* 세간 : 살림에 쓰는 가장집물.

* : ‘누구의 준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