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약으로 가득한 산야(山野).
보약으로 가득한 산야(山野). // 황우 목사 백낙은(원)
춘풍화기(春風和氣)가 천지에 가득한 계절이다. 신께서는 겨우 내내 위축되어 있는 우리 인간의 몸을 위해 좋은 산야초를 온 들판에 깔아 놓으셨다. 제철에 나는 채소나 과일은 그 때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모든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저께 우리 집에서 가까운 야산을 올랐는데 골짜기가 온통 머위 군락지였다. 소가 먹는 풀은 거의 다 먹을 수 있는 약초이지만 오늘은 특히 머위(경상도에서는 머구라고 하기도 함)에 대한 건강 정보를 공유하려한다.
머위는 독일, 스위스, 프랑스 같은 유럽에서 가장 탁월한 항암치료약으로 인정되고 있다. 스위스의 자연요법의사 알프레드 포겔 박사는 머위야말로 독성이 없으면서 가장 강력한 항암작용을 하는 식물이라고 했다.
머위는 암 환자들의 참을 수 없는 통증도 완화시켜주는 역할을 한다고도 한다. 유럽지역의 머위와 우리나라 머위는 약간 다르지만 우리나라 머위도 민간에서 암 치료에 활용하고 있으며, 서양머위에 못지않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머위의 크산신, 콜린 등의 성분은 각종 염증을 진정시키고 약품의 독과 식중독을 다스리는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한다. 그래서 예로부터 한방에서는 머위를 해독제로 널리 사용해왔다.
머위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쓴맛이 강한 편이나 들깨와 함께 먹으면 해독효과가 가장 높아진다. 또 들깨는 머위의 쓴맛을 부드럽게 해주는 효과도 있다. 고추장이나 된장을 곁들여 먹어도 해독력(解毒力)이 좋아진다.
머위대가 크면 억세기 때문에 씹을 때 부담스럽고 흡수가 잘되지 않는다. 조리할 때 반드시 겉껍질을 벗겨야 흡수가 잘된다. 머위는 새순을 먹는 게 가장 좋다. 또 데친 뒤 된장을 조금 넣어 나물로 무쳐 먹거나 국물요리에 넣어 먹는 방법도 있다.
쇠고기를 볶다가 고추장, 마늘, 물을 넣고 팔팔 끓어 고기가 익으면 데친 머위, 소금을 넣어서 간을 맞추고, 양파, 깻잎 등의 채소를 넣어 탕으로 먹어도 좋다고 한다.
머위 자체는 좀 쌉쌀한 맛이 나므로 한, 두 시간 우려내면 쓴 맛이 덜하지만, 우리 선조들은 그 쓴맛이 오히려 좋은 약이므로 바로 삶아서 쌉쌀한 맛을 즐기기도 했다.
요즘은 두릅이 한창 이지만 조금만 더 있다가 산에 오르기만 하면 보약이 가득하다. 엄나무 순을 비롯하여, 화살나무 순, 다래 순, 둑갈, 곰치, 잔대, 산도라지, 더덕 등등 헤아리기가 어렵다.
현대인들은 모든 병을 약으로만 다스리려 하는 경향이 많은 듯하나, 하나님은 계절에 따라 적당한 좋은 약들을 산야초에다가 숨겨 두신 것이라 여긴다. 좋은 건강정보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