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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나, 보이지 않는 나.

삼락 2014. 12. 29. 10:05

보이는 나, 보이지 않는 나. // 황우 목사 백낙원.()

 

환상 문학계의 거장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라는 책이 있다. 인간의 숨겨진 양면성을 치밀하고 심도 있게 그려내어 시대를 넘어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걸작이다.

 

한마디로 요약한다면 학식이 많고 자비로운 의사 지킬 박사는 인성(人性)의 선악을 약품으로 분리할 수 있다고 믿고, 약품을 복용한 후 악한 하이드로 변신하는데, 낮에는 선한 지킬 박사로 있다가 밤만 되면 악한 하이드 씨로 변한다. 나중엔 약품을 쓰지 않고도 하이드 씨 그대로 있게 되어, 살인을 범하게 되고 쫓기는 신세가 되어 모든 것을 유서로 고백하고 결국 자살하면서 끝이 나는 내용이다.

 

지킬 박사와 하이드 씨가 아니더라도 철학에서는 네 가지 자아를 이야기한다. (1) 내가 아는 나. (2) 다른 사람이 아는 나. (3) 나는 아는데 다른 사람이 모르는 나. (4) 나도 다른 사람도 모르는 나가 있다는 것이다.

이같이 나라는 존재는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내 안에 존재하는 또 다른 나. 내게는 나 자신도 알지 못하는 내면의 나가 있기 때문이다.

요즘 내가 회고록을 집필하기 시작했는데, 지나온 과거를 되돌아보니, 따스한 햇볕이 비치는 양지(陽地)가 있는가하면, 음산한 음지(陰地)도 있는 것을 새삼 발견하게 된다. 일평생 목사로 살아온 내게도 차마 들어내 놓고 말하기 곤란한 숨겨진 음침한 골짜기가 있다는 말이다.

 

앉지 말아야 할 자리에 앉았던 일이 얼마며, 서지 말았어야 할 자리에 선적이 얼마였던가? 말하지 말았어야 했는데 하고만 말이 얼마며, 말해야 하는 데 말하지 못한 일들 또한 한둘이 아니라는 것을 고백한다.

얼마나 많은 숨겨진 골짜기가 있는지 나만 아는 비밀이다. 내가 걸어온 그 음침한 골짜기에는 수많은 독버섯이 돋았고, 곰팡이와 이끼 낀 미답의 골짜기들이 있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지킬 박사가 복용했다는 그 알약이 아담이 선악과를 범하는 불순종으로부터 시작하여 오늘날에도 현대문명 아래에서 죄라는 이름으로 존재하는 게 틀림없다. 그 알약은 시기, 질투, 원망, 불평, 교만, 성욕, 물욕, 명예욕, 소유욕 등등의 다양한 성분으로 이뤄진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이제는 그 약을 먹지 않아도 생래적으로 그렇게 하이드 씨로 변해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라 여긴다.

이제는 모든 사람이 하이드 씨가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다시 지킬 박사로 되돌아가려 해도 어쩔 수 없는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이러한 절망적인 자신을 발견한 바울 사도는 로마서 7:19. “내가 원하는 바 선은 행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원하지 아니하는바 악을 행하는 도다. 만일 내가 원하지 아니하는 그것을 하면 이를 행하는 자는 내가 아니요, 내 속에 거하는 죄니라.”라고 선포하면서, 7:24절에서 오호라. 나는 곤고한 사람이로다. 이 사망의 몸에서 누가 나를 건져내랴.”라고 탄식하는 것을 본다.

 

하지만 바울은 고린도전서 15:57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우리에게 이김을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하노니,”라고 승리의 개가를 부른다.

그는 교활하고 잔혹한 사울이었으나 죄에서 해방된 후로부터는 위대한 바울이 되었고 참 자유를 맛본 것이다. 구약에서도 아브람이 아브라함이 되었고, 야곱이 이스라엘이 되었으며, 신약에서는 시몬이 베드로가 되었고, 사울이 바울이 된 것을 볼 수 있다. 이는 모두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가능했던 것이다.

이같이 예수 그리스도와 그 말씀만이 우리를 죄로 말미암은 억압에서 해방시켜 하이드 씨가 아닌 지킬 박사로 되돌려 줄 수 있는 묘약이다. 그뿐만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만이 절망적인 우리 인간들에게 영원한 소망까지 준다는 사실이다. 역사의 주가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영접하므로 하이드 씨가 지킬 박사로 변화되어 행복하고 평화로운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