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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 둥지
삼락
2015. 5. 15. 20:37
빈 둥지 // 황우 목사 백낙원(은)
남의 집 처마 밑에 둥지 틀고
밥 달라고 보채는 제비새끼
올망졸망 사남매
봄꽃을 즐길 겨를도 없이
날갯죽지 빠지도록 키웠는데
껍데기만 남은
옛 추억 고스란히
둥지에 남겨두고
하나 둘 이소(移巢)를 하니
허리 꼬부라진 노부부만 남았네.
언젠가 둘 중 하나도
강남을 가고 나면
죽지 꺾인 제비 한 마리
외로워 눈물 흘릴 때
소쩍새도 밤새워 토혈을 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