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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아시아 성지순례 여행기(3)

삼락 2016. 4. 24. 21:20

소아시아 성지순례 여행기(3)  황우 목사 백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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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베소는 인내라는 뜻인데 현재 에페스, 에페수스 등으로 불러지며, 셀추크로 불리기도 한다. bC 1200년경에 건설 되었다가 지진으로 인하여 완전히 파괴 되었는데 bC 800년경에 다시 재건되었다.

여기에 여러 개의 기둥과 세례 터 등 유적만 남은 에베소교회 유적과 웅장한 사도 요한 기념교회의 유적만 남아있고 그 뒤로는 셀추크 성이 자리 잡고 있다.

 

세세토록 부귀영화 누리겠다고 / 대리석 다듬어 성벽을 쌓았건만 / 폐허가 된 성터엔 / 바람만 소슬하니 / 여기 저기 들고양이 / 한심하게 노닐고 / 온 세계 인간전시장이 되었구나.

 

또 에베소 유적지에 들어가기 전, 주차장 뒤편에 바울의 제자요 의사인 누가의 무덤이 자리하고 있는데, 네 개의 기둥(4복음을 상징함)과 누가복음을 상징하는 황소의 조각과 십자가가 선명하게 보인다.

에베소에는 세계 7대 불가사이로 알려진 그 유명한 아르테미스(로마에선 디아나로 부름)신전이 있이 있는데, 길이가 130m, 너비가 67m이고, 거기에 1.8m 지름에 높이 18m 대리석 기둥 127개나 세웠다. 그 중에 36개는 금으로 쌌다니 엄청난 규모로 120여년이 걸렸다고 한다.

 

이 아르테미스 신상은 허리 위까지 24개의 젖가슴을 늘어뜨리고 있는 생산의 여신이다. 그 신전에 천여 명이 넘는 여 사제들이 낮에는 참배객을 접대하다가 밤에는 시내로 내려와 호객행위를 일삼았다고 한다.

이런 음란의 도시가 급격한 몰락을 가져온 것은 그 앞을 흐르는 카이로스 강이 홍수로 범람하여 그 퇴적물 때문에 항구로서의 기능을 상실하여서 급격히 쇠퇴하고 말았다는 것이다.

에베소교회 옛 터전을 돌아드니 / 아데미 신전과 황제들 신전이 연접해 있고 / 옛날 호화찬란하게 분장한 귀인들이 / 마차에 올라 거드름을 피던 / 더 넓은 마찻길에선 / 마차바퀴 소리 요란하고 / 저작거리에서는 사람들이 북적댄다. / 원형극장에서는 무사들이 피 흘리며 죽어 가는데 / 사람이 죽는 것을 보고 낄낄대는 / 25천여 명의 웃음소리 충천이다.

 

신전에서 참배를 마친 군중들이 / 미친 듯 춤판 벌이고 / 아데미를 부르며 남녀가 뒤엉켜서 / 광란의 축제가 한창일 때 / 키는 작달막하고 / 코는 메부리 코 / 눈은 함정같이 들어가고 / 머리가 벗어진 바울 사도 나타나 / 생명까지 내대고 유앙겔리온(복음)을 들으라고 / 외치는 우렁찬 목소리 들린다.

 

점점 미처 가는 / 이 시대를 사는 우리도 / 작은 바울 되어 / 복음의 기쁜 소식 전해야 하건만 / 오늘의 교회들이 단잠에 빠졌으니 / 이 일을 어찌하면 좋을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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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주님의 날이다. 조식을 마친 후 9시부터 호텔 지하 홀에서 함택진 목사님의 설교로 주일 예배를 드렸다. 98%가 이슬람교도인 이 터키 땅, 그것도 다른 곳으로 소리가 새어 나가지 않는 지하공간에서 예배를 드리니, 옛날 카타콤과 같은 동굴에 숨어서 예배드리는 것 같은 기분이다.

다음으로 시린제 마을을 방문했다. 이 마을은 본래 그리스인들이 살았는데, 터키로부터 해방이 되었음에도 그리스로 가지 않고 옹기종기 모여 살고 있었단다. 그래서 터키 사람들이 이 마을사람들을 사람 같지 않은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고 불렀으나, 견디지 못한 그들이 그리스로 돌아가고, 다시 터키 사람들이 그 마을에 산 이후부터, 시린제 즉 아름다운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산 중턱에 외딴 마을이지만 미관상 아름다운 마을이었으므로 관광객들이 몰려서 지금은 상가가 형성될 만큼 번창했다. 시린제 마을을 둘러보고 그리스로 떠날 예정이다.

 

머리 희끗한 초로들 / 배를 한 아름 안고 / 깃발 든 아가씨 따르기 바쁜데 / 어디를 가도 사람이 사는 곳이면 / 크고 작은 블루 모스크 / 우뚝 우뚝 힘자랑을 하지만 / 고층 건물 아래 초라한 두꺼비 집들 / 빈부 격차 심함을 보여주고 / 아무리 눈 비비고 살펴도 / 십자가 하나 볼 수 없으니 / 영적으로 삭막함에 가슴이 답답하다.

 

고대 에서문명도 / 그리스 로마문명도 / 모두 다 사치와 향락으로 망하고 /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는데 / 오늘날 현대 서구문명이 / 아직도 정신을 못 차리고 / 가는 곳마다 / 먹고 마시고 노는 곳 뿐 / 멸망의 길로 열심히 달리고 있으니 / 하나님의 인내하심이 언제 끝나 / 불방망이 내리실지 / 노심초사(勞心焦思) 두렵기만 하다.

오늘은 이 터키를 떠나 에게 바다를 건너 선편으로 히오스 섬으로 가서 다시 야간 페리호인 BLUE STAR FERRIES 호를 타고 그리스영토인 피레우스 항으로 가는 날이다. 히오스 섬에 도착하니 시리아 난민들이 부두 여기 저기 텐트를 치고 있다. 이 시리아 난민을 여기 와서 직접 보니 남의 일이 아닌 듯 심각해 보였다.

 

한식으로 석식을 하고 승선하기 위해 부두에 갔는데 시간이 지나도 배가 들어오지 않아 대합실도 없는 부두에서 초겨울의 추위를 견디면서 마냥 기다렸다. 2330분이 되어서야 승선을 하고 선실에서 피곤한 육체를 쉬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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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630분 피레우스 항구에 도착하였고, 그리스 인구 1.100만 중 400만이 산다는 그리스 최고의 도시 아테네로 갔다. 모 목사님 사모님이신 김양순이라는 가이드를 만났는데 전라도 순천태생인지라 내가 목 마르다 마리아라는 등 전라도 사투리가 구수하다.

한식집 서울 하우스에 가니 교포이신 모 장로님이 30여 년 동안 운영하셨다는데 한국의 유명 인사들이 많이 다녀갔고, 그 중에 박근혜 대통령도 국회의원 시절에 다녀가신 흔적이 있었다. 소고기 육개장이 우리 입맛에 맞아 해우(解憂)를 했다.

 

다음은 930분에 출발하여 고린도로 갔다. 고린도는 옛 아가야 수도로서 지금 약 3만 명 정도가 살고 있지만, BC 500년경에는 인구 30여만의 대도시였다고 한다. 고린도로 가는 길 좌편에는 에게 바다가 펼쳐져있고, 우편 기슭에는 낮고 조그마한 집들이 나무 아래에서 숨바꼭질을 하고 있다. 바울 사도의 전도지인 고린도 박물관과 유적지를 순례하고, 고린도 운하를 관광하였다.

아크로폴리에는 다른 신전도 있지만 세계 보물 1호로 지정된 파르테논신전은 처녀신인 아테네를 섬기는 신전이었다.

 

고린도 아크로폴리는 / 둘레가 2Km 쯤 되며 / 575m 산정인데 / 고린도 시가지를 훤히 내려다본다. / 신들은 자꾸 위로 올라가고 / 인간들은 자꾸만 아래로 내려와 / 구별되게 자리를 잡았다는데 / 신전의 천여 명이나 되는 / 여 사제들이 신의 이름으로 / 밤이면 밤마다 고린도로 내려와 / 인간과 접촉하여 피를 거룩하게 했단다. / 이런 사상이 효시가 되어 / 오늘 날 피가름 사상이 생기게 되었다는데 / 세월도 하무상하여 / 들판에는 쑥갓 꽃이 / 살랑살랑 꼬리쳐 반긴다.

 

고린도에 있는 6.00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아레오바고스는 아고라와 같이 토론과 대화의 장소이기도 했지만, 근대 민주주의를 꽃피운 곳이기도 하다. 파르테논 신전 옆에는 신들의 쓰레기장이라 할 수 있는 온갖 잡신을 함께 섬기는 신전도 있다.

당시 바울이 선교했던 그리스에는 6.000여개의 신들이 있었는데 로마시대가 되면서 2만 여개의 신들로 불어났고 그래서 알지 못하는 신에게라는 기록도 있다.

 

이어서 세계 3대 운하중 하나인 고린도 운하를 관광했다. 에게 바다와 이오니 바다를 잇는 운하인데, 네로 황제가 시도를 했다가 실패하고, AD 1881년 다시 완공 했다. 길이는 6.34km, 폭은 21m, 수심 8m로 신, 구 고린도를 연결해 주고 있었다. 다시 서울하우스에 와서 한식으로 식사를 하고 DIVANI ACROPOLIS 호텔에 묵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