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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팥떡
삼락
2015. 9. 21. 10:03
수수팥떡 // 황우 목사 백낙은.
올해도 수수가 탐스럽게 피었지만
새들의 등쌀에 어쩔 수 없어
과일 망태기 용수 씌워 놓았더니
마중 나온 햇살에 수수가 익어간다.
엄마가 수수팥떡 팔러 간 사이
떡 하나 주면 안 잡아먹지
호랑이에게 쫓긴 어린 남매
동아줄 타고 승천했다지 아마.
호랑이도 어린 남매 뒤따라
썩은 동아줄 타고 하늘 오르다가
수수밭에 떨어져 똥구멍 찢어져서
수숫대에 피가 묻었다나 뭐라나.
건들바람 불어와 가을이 깊어지면
호랑이도 반한 수수팥떡
고이 빚어 주시던 우리 어매 얼굴
동아줄을 타셨나 구름 위에 떠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