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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내와 커피숍에 가다.

삼락 2019. 11. 2. 10:59

* 2019914() (아내와 커피숍에 가다)

어제는 아내를 보행기에 태우려고 무리한 때문인지 눈이 충혈 된 듯하다. 너무 무리했기 때문에 혈압이 올라 눈이 충혈된 것은 아닌지! 나의 과도한 욕심과 조급함이 아내에게 오히려 큰 부담을 준 것은 아닌지! 이런 등등의 생각을 하니 잠을 이루지 못하고 뒤척였다. 그래서 그런지 아침에 일어나기가 무척 힘이 들었다.

 

제일 먼저 안방에 가서 아내를 들여다보았는데 아주 편한 모습으로 잠들어 있다. 인기척을 했더니 금방 깨어서 내 손을 잡으려고 왼손을 들고 허우적거린다. 어제보다 손이 더 자유로워 진듯하여 하나님께 감사하고 아내의 의지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오후에는 아들 내외와 둘째딸 그리고 나와 아내 다섯이서 오도 바닷가로 갔다. 오는 길에 커피숍에 들려 차를 마셨다. 아들이 아내를 휠체어에 태우고 또 차에 태울 뿐만 아니라 휠체어를 밀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아내가 건강할 때도 함께 커피숍에 잘 가지 않았지만, 아내가 쓰러진지 1년여 동안 함께 커피숍에 가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는데 감개가 무량하다.

아내는 건강한 사람처럼 태연하게 앉아 있었고, 커피를 찍어 입에 대며 맛보게 했더니 입을 벌려 받아먹으려 애쓰지만 삼키지를 못해서 안타깝기 짝이 없다. 그래도 기분을 전환시키기 위해 커피숍에도 자주 가야 되겠다는 생각이 든다.

 

집에 와서 아내를 침대로 옮기려고 하는데 침대로 팔을 내밀어 곧장 침대로 기어갈 것 같은 자세를 한다. 그리고 왼팔을 아주 많이 움직이면서 장난감을 잡으려고 애쓸 뿐만 아니라, 왼손가락으로 입술에 붙은 딱지를 떼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고 온 식구가 박장대소를 했다. 이렇게나마 웃을 수 있는 날을 주셔서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