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의 병상일지4.[2019년 6월 9일(일)]
* 아내의 병상일지4.[2019년 6월 9일(일)]
오늘은 주일이라 예배를 드리기 위해 아내를 깨워 보았지만, 어제 오후에 5시간 가까이 깨어 있어선지 잠을 이기지 못한다. 그래도 아내를 침대에 앉혀 놓고, 큰딸과 함께 예배를 드렸다.
성경은 로마서 8: 26~28절을 읽고 “합력하여 이루는 선”이란 제목이었다.
인생만사(人生萬事) 새옹지마(塞翁之馬)라는 고사성어(故事成語)처럼(내용 생략) 지금 당장 어떤 단면만 보고 그 사람을 복이 있다거나 불행하다고 판단해선 안 된다. 성경의 부자영감과 나사로이야기를 보아도 그렇다. 부자 영감은 행복한 듯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불행했고, 사람들의 눈에 나사로는 불행한 듯 보였지만 결과적으로 가장 행복한 사람이었다.(중략)
본문 말씀과 같이 하나님은 그 자녀들에게 있어 결코 손해 되게 하시지 않는다. “합력하여 선을 이루시는 것”이다. 그래서 롬 5:3-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라.” 고 하신 것이다. 이 소망은 절대로 우리를 부끄럽게 하지 않는다. 어떤 어려움이나 시험을 당하지 않고 살다가 그 영혼을 잃는다면 얼마나 불쌍한 사람인가 말이다.
우리도 더욱 더 온전한 믿음으로 주 앞에 서는 날 까지, 우리 앞에 당한 경주를 경주하며 선한 싸움에서 승리하는 우리가 되기를 간절히 빈다고 설교했다.
점심 식사를 한 후 큰 딸이 엄마에게 인사를 하고 집으로 갔다. 큰 딸이 가고나니 아내의 눈에 눈물이 고였고 나도 또 눈물이 흐른다. 성한 아내와 같이 있다면 애들이 가는 것이 홀가분할 때도 있지만, 대화도 안 되는 병든 아내와 둘이 남는다는 게 외롭고 슬프기 때문이다.
기분을 좀 바꾸어 보려고 아내에게 “우리 데이트 갈까?”하고 물었더니, 눈을 껌벅여 준다. 그래서 바로 차에 태워서 월포 해수욕장으로 갔다. 비가 올 것 같은 날씨여서 차에서 내리지는 못하고, 아내가 차 안에서 바다를 볼 수 있도록 했더니, 눈알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바다를 잘 살피는 것 같다. 약 한 시간쯤 있다가 집에 돌아왔지만 아내가 쉽게 잠들지 못한다. 찬송을 틀어 주다가, 복음성가를 들려주기도 하고, 자장가를 불러 주기도 했지만 자지 않는다.
저녁 식사를 한 후 8시 20분경에 겨우 잠이 들었다. 그러고 보니 오늘은 오후 2시 전부터 8시 20분까지 장장 6시간 반 가량을 깨어 있은 셈이다. 아마도 근래에 최고 기록인 것 같다. 깨우지 않으면 24시간을 계속 잠만 자던 아내였는데, 이렇게 깨어 있다는 것은 기적이라 할만하다.
아내를 깨운 으뜸 도구는 바로 “전동회전시트 터니에보” 차량 덕분이다. 의자가 차에서 스르르 내려와서 자기를 태우고, 다시 올라갈 뿐만 아니라, 차 안에서 밖을 내다보면서 옛 기억을 떠올리는데 가장 좋은 역할을 한 것이라 여긴다. 할렐루야가 아닐 수 없다.
저녁 식사를 챙겨 준 후 아내가 자는 것을 보고 서재에 가서 약 한 시간 가까이 있다가 돌아와 보니 아내가 혼자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요 며칠째 저녁때가 되면 귀까지 눈물이 흘러내리고 있는 것을 보곤 한다. 무슨 말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고, 움직이지도 못하는 상황인지라, 자신의 처지를 생각하며 눈물을 흘리는 것 같다.
“여보! 당신 곁에 내가 있잖아! 당신이 울면 나도 울고 싶단 말이야! 제발 울지 마!”하고 달래 주었다. 그래도 이어서 운동을 시키고 나니 아내가 겨우 잠이 들었는데, 자다가도 자주 기침을 해서 몇 번이나 깨어서 아내를 돌보느라 잠을 설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