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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대야(熱帶夜)

삼락 2018. 7. 26. 06:33

열대야(熱帶夜) // 황우 목사 백낙은

 

백여 년 만에 찾아온 나그네 때문에

밤마다 외로운 소쩍새처럼

잠 못 이뤄 뒤척이는 귀뚜라미 신세.

 

장죽(長竹)에 도포 자락 휘날리며

팔자걸음 휘젓든 조상님들의

합죽선 바람에도 줄행랑을 쳤는데,

 

선풍기 바람도 어림없고

에어컨 냉기에 미동도 하지 않는

이 몹쓸 불청객 어쩌면 좋을꼬.

 

마당에 쑥대 모깃불 피워놓고

죽부인 껴안고 멍석에 드러누워

태평가 부르던 옛날이 그립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