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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것과 좋은 것.

삼락 2013. 5. 11. 16:30

예쁜 것과 좋은 것.

 얼마 전에 우리교회 어떤 여 집사님께서 식생활에 관한 유익한 글을 휴대폰 카카오톡으로 보내 주셨다. 내가 “아이고! 예뻐라.”라고 했더니 “ㅎㅎㅎ 고맙습니다.”라고 답해 왔다. 여자들은 나이가 많거나 적거나 간에 예쁘다고 하면 좋은가 보다.

 아내도 가끔이지만, 샤워를 한 후에나, 화장을 하고 나서 “나 예뻐” 하고 묻는다. 그러나 내 대답은 “매일 보는 사람 뭐가 예뻐”이다. “말이라도 예쁘다고 해 주지” 하면서 토라진다. 나이가 일흔이 넘어서도 예쁘고 싶은 것이 여자인가 보다.

 그러고 보니 말을 잘 못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그래 예뻐”라고 한다고 어디가 덧나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그렇지만 태생이 경상도요, 어릴 때부터 그렇게 배웠고 그렇게 살아 왔으니 어쩌겠는가.

 분명히 말하지만, 할머니가 된 아내가 예쁘지는 않다. 그러나 나는 아내를 좋아하고 사랑한다. 그 대신 원더걸스나 소녀시대 아가씨들은 예쁘지만, 내가 좋아하거나 사랑하지는 않는다.

 요즘 젊은이들은 너무 외적인 미를 선호하기 때문에 많은 젊은 여성들이 그 시대적 취향에 맞추기 위해 성형을 하는 것이 보통으로 되어있다. 그래서 요즘 여인들의 얼굴이 서구형으로 바뀌고 있을 뿐만 아니라, 모두들 닮은꼴이 되어 가고 있는 것 같다. 계란형의 갸름한 얼굴에 오뚝한 콧날, 그리고 긴 속 눈썹과 쌍까풀 수술이 필수가 되어 버려 이제는 개성이라는 것이 말살되는 것 같아 안타깝기 짝이 없다.

 여자가 꼭 예뻐서 좋아하고 예뻐야 사랑하는 것은 아니다. 예쁘다는 말 속에는 외형적인 것이 다분히 내포되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자를 좋아하는 것은 예뻐서도 좋아하겠지만, 만약 그렇다면 예쁜 여자가 온 천지에 깔렸는데 그런 여자들을 모두 사랑한다면 그 남자는 바람둥이가 되거나 난봉꾼이 되기 십상일 것이다.

 여자를 좋아하고 사랑하는데 있어서는 그 심성이나 인격, 지혜로움과 모성애, 그리고 마음 씀씀이, 영적인 신앙까지도 모두 포함될 수 있다. 나는 아내가 여자로서 예뻐서가 아니라 그냥 아내라서 좋고 또 그 인격 전부를 사랑하는 것이다.

 바울은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투기하는 자가 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언제까지든지 떨어지지 아니하나, 예언도 폐하고 방언도 그치고 지식도 폐하리라.”(고전13:4-8)고 하였다.

 아내에 대한 나의 사랑이 이러한 숭고하고 온전한 사랑이기를 간절히 빌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