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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방 살 중 제2살(공방살)이야기

삼락 2015. 12. 11. 19:56

오방 살 중 제2(공방살)이야기 // 황우 목사 백낙은.

 

 오방 살 이야기 그 두 번째 시간으로 공방 살(空房煞)에 대하여 생각해 보기로 하자. 공방살이란 여인이 남편을 여의거나 아니면 남편이 바람을 피워 혼자 홀로 사는 것을 말한다.

 옛날에는 여인이 홀로 사는 것도 살이 끼어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요즘 여인들의 현대판 공방 살은 우려할 지경에 이르고 말았다. 아예 결혼을 포기한 젊은 세대들이 많아 3~40세가 넘도록 홀로 사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그리고 결혼을 했다고 해도 요즘 직장 생활이 얼마나 벅찬 노동인가? 그래서 남편들은 스트레스를 푼다는 명목으로 골프니. 등산이니, 낚시니, 도박에 빠져 밖으로 돌아치기 일쑤이다.

 그래서 많은 주부가 불평하기를 내가 집 지키는 사람인가?” 아니면 애 보는 사람인가?” “집안 일하는 파출부인가?” 하면서 불평을 토로하는 사람들이 많아 보인다. 주부들이 아파트에만 갇혀 사니 그런 불평을 할만도 하다는 생각을 해본다. 여인들도 공방만 지키고 있을 수 없다는 생각에 밖으로 나돌다보니 가정이 풍비박산(風飛雹散)되는 경우도 없지 않은 듯하다.

 

 남편이 바람을 피운다고 아내도 맞바람을 피우고, 남편이 도박한다고 아내들도 도박하고, 이런저런 모임이나 묻지 마 여행을 하는 이들도 없지 않다는 것도 사실이다. 요즘 주부 중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주부가 남편 따로, 애인 따로 라 하니 중치가 막히지 않을 수 없다. 이러다 보니 남편은 남편대로 아내는 아내대로 공방을 지키기 일쑤인 것 같다. 이 어찌 공방살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그리고 아이들도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도시락을 두세 개씩 싸들고 학교나 학원을 전전하다가 밤중이 되어서야 돌아온다. 그리고 왠지는 모르나 모두 혼자 있는 것을 좋아한다. 철만 들었다 하면 자기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는 방콕(방에 콕 틀어박힌다는 은어이다.)이니, 여인들만 그런 것이 아니라 요즘 젊은이들도 공방살이 낀듯하다. 현대인들에게 자기만의 공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너무나도 그 도가 지나친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어디를 가나 독서실을 비롯하여 노래방이 없는 동네가 없지 않은가? 대학가에 비디오방이라는 게 생겨나더니, 이젠 전화방, 수면 방, 편의 방, 빨래방, 산소 방, 소주방, 찜질방, 키스방까지 무슨 놈의 방()이 그리도 많은지 모르겠다.

 

 그리고 큰 의미에서는 아파트도 하나의 방이다. 처음 아파트가 생겼을 때 많은 사람이 닭장이라고 불렀다. 오늘의 아파트라는 주거환경이 가족 간의 대화 단절에 이바지했다고 보인다. 각자의 방에 들어가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되어 있으므로, 가족 공동체의 해체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따지고 보면 아파트는 대가족제도의 해체를 선언한 것이라 하겠다.

 잠만 자고 밖으로 나가는데 여기가 어찌 가정이란 말인가? 합숙소요, 여관이요, 식당이지 더는 가정이라 할 수가 없을 지경이다. 가정이란 것은 하나님이 주신 가장 귀한 선물인데, 이 귀한 공동체가 산산이 부서지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일찍이 함석헌 옹이 방은 우리를 보호하기도 하지만, 또 우리를 음산한 꿈속에 가두어 두기도 한다.”고 말했듯이, 방 속의 생활은 언제든지 외부에 대하여서는 닫힌 비밀이다. 그래서 찾아오는 것이 있는데 그것이 우울증, 조울증 같은 음침한 손님들이 찾아오는 것이다. 답답한 현실을 견디다 못해 주부들이 우울증을 앓거나 투신을 하는 경우까지 생기는 것이다.

 그리고 요즘 조기교육 바람이 불어 자녀와 함께 아내를 외국에 보낸 기러기 아빠들이 많은 것 같다. 이런 경우는 아내는 아내대로 공방이지만 남편도 남편대로 공방이긴 마찬가지이다. 

 마지막 회에 오방 살에 대한 살풀이를 해 볼 생각이지만, 공방살이 낀 현대인들을 치료할 묘약이라도 발명해야 할 시점에 이르렀다고 하겠다. 어서 속히 현대판 공방 살(空房煞)에서 해방시켜 참 가정다운 가정을 이루고 국가의 백년대계(百年大計)를 완성할 수 있는 비약(秘藥)이 나오기를 학수고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