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교육을 위해 법을 범하다니.
자녀교육을 위해 법을 범하다니.
요즘 인사청문회로 말미암은 여러 가지 웃기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을 본다. 일국의 총리 후보자와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도덕성 결여라는 여론의 손가락질을 견디지 못하고 낙마를 하였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지마는 주로 본인이나 자녀의 군 미필의 문제, 땅 투기, 위장전입 등이 문제가 된듯하다. 그들의 변명인즉슨 땅 투기는 그 당시로써 관행이었다는 것이고, 위장 전입은 자녀의 교육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강변한다. 위장전입을 하여 자녀에게 무엇을 교육하겠다는 것인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할머니가 해 주신 옛날이야기가 생각난다. 아주 오랜 옛날 보편적으로 고려장(高麗葬)이 허용될 때 이야기라고 한다. 아버지가 자기 노모(老母)를 지게에 지고 깊은 산 속으로 들어가 고려장(高麗葬)을 하였다.
돌아오는 길에 보니 아들이 할머니를 고래장한 지게를 지고 오는 것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아버지가 왜 그 지게를 지고 오느냐. 산에다가 버리고 오라고 했더니, 그 아들이 하는 말, “나중에 아버지 어머니도 이 지게로 져다가 고려장을 해야 하니까 이 지게를 지고 가야지요.”라고 했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들은 아버지는 곧바로 달려가서 노모(老母)를 다시 모셔왔다는 이야기이다.
나도 옛날 고려장을 했던 무덤에 들어가 본 적이 있다. 겨우 두 사람이 용신할까 말까한 넓이인데, 위에 숨구멍을 하나 내놓고 흙으로 덮었으며, 그 안에 얼마의 음식과 물을 넣어 놓고 입구를 돌로 막은 듯했다. 그 음식과 물이 떨어지면 그 안에서 속절없이 죽고 마는 잔인한 생매장이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가 보면 자녀교육이 무엇인가? 교육을 위한다면서 위장전입을 하는 것은 교묘하게 법을 범하므로 자녀의 양심을 도살장으로 만드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 하겠다. 결국, 자녀로 하여금 인생을 정직하게, 삶의 정도(正度)를 걷도록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교묘하게 법망을 피해 가는 교활함을 가르치는 것이라 여긴다.
성경을 보기 위해서 초를 훔치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성경을 보는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초를 훔치는 것은 범죄이다. “꿩 잡는 것이 매”라는 말과 같이 좋은 목적이라면 수단은 좋지 않아도 된다는 사고방식은 자녀를 범법자로 만드는 지름길이 된다.
진정 자녀의 교육을 위한다면 자기 스스로 자녀에게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천사람 만 사람이 다 관행이라고 따르고, 삐뚤어진 길로 간다고 해도, 과감하게 “아니요”를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여야 자녀를 사랑하는 사람이며, 교육적인 어버이라고 할 수 있다.
자녀에게 얄팍한 세상 지식만을 넣어주기 위한 교육이 아니라, 참으로 인간다움의 인성을 길러 주는 교육이어야 훗날 그 자녀로 말미암아 보람을 느끼는 부모가 될 것이다. 세상 지식에만 너무 치중하다가 인성교육에 실패하여 “아뿔싸” 하고 땅을 치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