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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병동(調絃病棟)에서 산다.

삼락 2018. 7. 21. 11:26

* 조현병동(調絃病棟)에서 산다. // 황우 목사 백낙은.

 

요즘 우리 주변에서 입에 담기도 끔찍한 엽기적인 사건들이 자주 일어나고 있는 것을 본다. 아파트의 층간 소음 때문에 살인하고, 아기를 이불로 덮고 온몸으로 눌러 죽이질 않나, 감당할 수 없을 정도의 속력으로 질주하여 애매한 사람을 죽이기도 하며,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 마강력범죄나 살인사건이 얼마나 많이 일어나는지 뉴스를 보기가 두려울 정도다.

 

심지어는 부모가 자식을, 자식이 부모를, 부부나 가까운 이웃 형제가 서로를 해치는 일들도 빈번히 일어난다. 이런 패륜적 범죄를 얼마 전까지는 반사회적 성격장애, 즉 사이코패스(spsychopath)라는 말을 많이 하더니, 요즘은 주로 조현병(調絃病) (schizophrenia)이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는 것 같다.

 

이 조현병(調絃病)이라는 말도 옛날에는 들어 보지 못한 의학적 용어로, 그 자체가 일종의 증후군에 가까운 개념이라고 한다. 증후군(症候群)이라는 말을 사전적으로 보면 그 원인이 확실치 않거나, 여러 가지 증후가 함께 나타나서 병적인 증상을 일으키는 것을 총칭하는 것이라고 되어있다.

 

주로 '사고'와 관련하여 발생한다고 하는데, 사회 환경적 이유나 과도한 스트레스, 혹은 유전적인 요인이 주원인 일 경우도 있다고 한다. 이 병은 여러 가지 증상을 보이지만, 그중에서도 특별히 망상으로 많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망상'의 형태는 '근거 없는 믿음이나 불신'에서 비롯된다는데, '믿음''의심' 중 어느 한쪽으로 과도하게 치우친 질병이라는 것이다.

평소엔 일반인과 별로 다르지 않은 것이 문제라면 문제라는 것이다. 그러나 어떤 이유로 한 번 발작하면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말이다.

 

얼마 전 이야기이다. 어떤 관광지에서 식사하려고 식당을 찾다가 차량이 진입해서는 안 되는 곳인지 모르고, 입구가 열려있었기 때문에 식당 앞까지 들어갔다.

곧바로 어떤 사람이 나타나서 큰소리를 지르면서 왜 여기까지 들어왔느냐?” 고 호통을 치는 것이었다. 그래서 미안합니다.”라고 정중하게 사과를 했지만, 화가 머리끝까지 치솟아 고함을 지르고 곧 덮칠 기세였다.

 

늙은 사람이 잘 몰라서 그리됐다고 사과를 하면 받아 줄만도 한데, 분을 참지 못하고 큰소리를 치면서 차를 발로 차고 난동을 피우는 것이었다. 그렇다고 내가 무슨 피해를 준 것도 아니고, 길을 잘못 든 것뿐인데, 그 얼굴에 살기까지 돌고 있었기 때문에 섬뜩한 기분이 들었다. 하도 무서운 세상이라 몇 번이고 거듭 사과를 하고는 황급히 그 자리를 빠져나오고 말았다.

 

가만히 생각해 보면 우리 주변에 조현병과 같은 각종 증후군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적지 않아 보인다. 이렇게 제정신이 아닌 사람을 옛날에는 단순히 미친 사람이라고 했다.

사실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기무사가 계엄령을 발동해서 백성들에게 총과 대포를 겨눌 생각을 했으며, 천년만년 정권을 유지하려 했단 말이며,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전직 대통령 둘을 포함한 장·차관과 참모들이 30여 명이나 감옥에 갇히거나 재판을 받는 결과를 초래한단 말인가.

 

미치지 않고서야 어떻게 전 인류가 멸망할 대량학살 무기를 만들며, 한 발 앞을 내다보지 않고 자기가 빠질 올무에 빠져 일생을 그르친단 말인가. 안타깝기 짝이 없다. 우선 먹기는 곶감이 달다는 말처럼, 돈에 미치고, 권력에 미치고, 명예나 환락에 미치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닌 듯하다.

 

이렇게 볼 때 우리는 모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당장 치료를 받아야 할 조현병 환자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나 약간의 조현병적 증상이 있다는 것을 부인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대한민국이라는 이름의 조현병동(調絃病棟)에 함께 살고 있구나! 하느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기 가정과 직장에서부터 자기감정의 수위를 잘 조절하며 사는 연습을 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사회생활에서도 언제나 칼날 위를 걷는 것처럼 조심스럽게 세상을 사는 지혜와 인내가 필요하다 하겠다. 초롱불을 들고 임 마중 나가는 처녀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