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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은 저머리 못깍는다지만...

삼락 2020. 1. 10. 19:49

* 2020년 1월 8일(수)
아침에 아내를 운동시키면서 들여다보니 아픈 사람 같지 않고 얼굴이 너무 평안해 보인다. 머리를 보니 머리를 다듬을 시간이 된 것 같다. 아내는 평생 미장원을 모르고 살았다. 어려운 시골목회 생활에 자식들 넷이나 키우느라 너무 어려워 미장원을 가지 못하고 아내 손수 머리를 손질했던 것이다.

차츰 이력이 붙어서 자기 손으로 컷(cut)도 하고, 염색이나 파머도 했다. 은퇴하고 시골에 와서 살면서 수년 동안은 이웃 노인들의 머리를 도맡아 해주곤 했다.

그런데 몸이 아프고 나서는 내가 대충 그 머리를 정리해 주곤 했었다. 그래서 오늘은 아내에게 “당신 머리할 때가 되었네. 전에는 당신이 미용실에 갈 형편이 안돼서 당신 손으로 컷(cut)도 하고, 염색도 하곤 했다는 것 내가 다 알아! 이제부터는 내가 당신을 휠체어에 태워서라도 미용실에 데리고 갈 거야! 미용실에 가서 머리 예쁘게 하자!”라고 하는데, 그동안 너무 미안했던 터라 내가 먼저 울음보가 터졌다. 아내도 내 말을 다 들었는지 눈에 눈물이 고인다. 이제부터라도 휠체어가 들어갈 수 있는 미용실을 찾아보아야겠다.

오후엔 청진해변으로 갔다. 어젯밤에 바람이 많이 불어 파도가 많이 칠 것 같아서다. 나가 보았더니 역시 파도가 장관이다. 아이들에게 영상을 보냈더니 거기가 어디냐고 묻기도 하고, 외국이냐 묻기도 한다. 아내도 이 장관에 관심가지고 열심히 보는 것 같아서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