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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아하고 오롯한 터여라.
삼락
2012. 12. 17. 10:24
청아하고 오롯한 터여라. / 황우 목사 백낙원.
앞 뒷산 숲 속엔
풍년인데 솥이 작다고
소쩍 소쩍 소쩍새들.
뻐꾸기 울음에 장끼 장단,
오가피나무에 삐쭉 새 날고
조화로움이 도랑물처럼
면면히 흐르는 심미(審美)로운 터.
계집 죽고 자식 죽어
슬프다는 비둘기,
이산 저산 다 잡아먹고
부흥 부흥 부엉이.
반가운 손님 온다며
까막까치 우짖는 곳.
청송(靑松)에 날개 접은 백로가 일품인 터.
목청 가다듬고
새벽 깨우는
볏 붉은 수탉.
밤하늘 달 보고
노래하는 견공들.
나무그늘에서 짝 찾는
매미 소리도 맑은 터.
비학산(飛鶴山) 너머로
해가 질 때면
황홀한 비경에
넋이 나가는 곳.
내가 뿌리내린
포항 청하면 서정리
청아하고 오롯한 터여라.
(2012년 9월 17일)
* 오롯하다 : 모자람이 없이 완전하다는 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