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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력발전소의 서리담다.

삼락 2013. 11. 23. 11:10

풍력발전소의 서리담다.

 

영덕바닷가 언덕배기

스물네 기의 바람개비

풍력발전소 자리 잡았는데

초겨울의 서리담다가 싸늘하다.

 

높은 탑 위에서 밤새운

키다리들 기지개 켜고

잠에서 덜 깬 바람개비는

아직 일어날 기색도 없다.

 

대지의 여인은

치부라도 가리려는 듯

희뿌연 안개드레스

간간히 다시 고쳐 입는다.

 

돌고 도는 우리네 인생

박초바람이라도 불어

빙글빙글 곰살궂게 돌아가면

더 바랄 것이 무엇이겠소.

 

주 : 서리담다 : 서리가 내린 이른 아침.

      박초바람 : 배를 빨리 달리게 하는 바람이라는 뜻.

      곰살궂다 : 성질이 부드럽고 다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