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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제발.

삼락 2020. 1. 5. 15:19

* 2019년 12월 26일(목)
어제 성탄예배에 참석해서 아내에게 무리가 되었는지 지난밤은 아내의 목에 가래가 끓어 석션을 아마도 열 번도 넘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1시가 넘어 기침, 가래해소, 기관지 확장 약을 복용시켰더니 아내는 조금 잠잠했지만 내가 문제였다.

미국에 거주하는 사촌여동생이 “오빠! 오빠의 건강을 위해서 언니와의 인연은 여기까지라고 생각하고 요양원으로 보내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합니다.”라는 글을 보냈기 때문이다. 그 글을 읽고 이런저런 생각 때문에 도저히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밤중에 일어나 구약의 욥의 고난을 생각하면서 하나님께 기도하기를 “하나님! 아직도 내게 하실 말씀이 남아 있습니까? 더 깨우치고 싶으신 것이 있으십니까? 이제 그만 두십시오. 구십을 바라보는 이 늙은인데 생긴 대로 그냥 살겠습니다. 이제 더 고문하시려면 해 보세요. 죽기로 작정했으니 무엇이 두렵겠습니까? 하나님! 제발 이제 그만 하시죠.”라고 나도 모르는 사이에 항변이 나왔다.

그러다가 2시가 넘어서 절대로 먹지 않아야 된다고 나 자신과 다짐했던 수면제 반 알을 입에 넣고 말았다. 그 후에도 두어 번 잠을 깼지만 서너 시간은 잤나보다.

아침에도 아내에게 병원에서 가져온 약들을 함께 투약을 했더니 낮에는 아내가 평안하게 잘도 잔다. 깨워서 운동을 시킬까 하는 생각을 하다가 “무엇이 중한데!” 라는 생각이 들어 팔다리 운동만 조금 시키고 자게 두었다.

비도 주절주절 하염없이 내리지만 점심 식사 후에 먹인 약이 구토를 잘 일으키는 약이기 때문에, 밖에 나갔다가 구토를 하면 어쩌니 싶어 오후에는 나가지 않기로 했다. 밖엔 비가 내리지만 내 마음에는 진눈개비가 내린다. 요양사도 가고나면 외로운 이 밤을 어찌 또 지새울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