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락 2014. 5. 30. 13:56

합죽선 / 황우 목사 백낙은()

 

가지 말라고

그토록 애원했는데

봄바람 선뜻 가버리고

어느덧 훈풍 불어와

한 겹 두 겹 표피를 벗긴다.

 

송알송알 땀방울 맺힐 때

옛 조상님들의 친구

합죽선 꺼내 펴면

서리서리 접어 두었던

사군자 산수화 자태를 뽐내고

 

휘파람새 날아간

느티나무 풋내 짙은 그늘

설렁설렁 신선 흉내를 내면

없던 거드름도 피어나고

이른 오월 더위도 오수를 즐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