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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칭에 대한 여담.

삼락 2017. 5. 29. 15:55

호칭에 대한 여담. // // 황우 목사 백낙은.

 

 지난번에 격세지감(隔世之感)이라는 글에서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1위를 하는 것들이 참 많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중에는 세계에서 족보가 가장 잘 발달하여 있는 나라.”라는 것을 밝힌 바 있다.

사실 우리나라만큼 호칭이 다양하고 복잡한 나라도 없을 것 같다. 이는 인간관계가 매우 복잡하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대충 따져도 친족 간에 호칭도 많이 복잡하고, 사돈 간이나 처족 간의 호칭 또한 복잡하기 그지없다. 그래서 고향 교회에서 목회할 때 그런 관계를 따지지 않고 존칭어를 사용했더니 모두 좋아하는 눈치였다. 사실 나 자신도 그러한 호칭을 모두 다 잘 알지 못하기 때문이었다.

 

 나도 호칭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지만 정말 듣기 거북한 호칭만 몇 개 지적하려고 필을 들었다.

 

 제일 먼저 대통령에 관한 호칭부터 생각해 보자. 과거 권위주의가 팽배했던 시절에는 각하라고 부르기도 하고, 대통령 부인을 영부인이라 부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호칭은 너무 듣기 거북하다. 대통령 자신이 자기를 호칭할 때는 대통령 아무개이면 되고, 다른 사람이 대통령을 부를 때는 아무개 대통령님이라고 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 대통령 부인의 호칭도 아무개 여사님이면 적당한 것 같다.

 

 그리고 윗사람에 대한 호칭도 여러 가지가 있지만 어르신, 또는 선생님, 아무개님, 그리고 그가 직위를 가졌다면 그 직함을 부르는 것이 보통일 것이다.

 

 우리 주변에는 목사, 신부, 스님 등, 종교적인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어떤 목사님이 내게 공문을 보내면서 아무개 목사님으로 적은 편지를 보낸 것을 보았다. 이런 편지는 바로 휴지통으로 직행한다.

 

 또 인터넷을 보니 스님이 자기를 꼭 아무개 스님이라 부르고 있다. 역시 이 모두는 상식 이하의 호칭이라 여긴다. 자기 직함에다가 자를 붙이는 것은 다른 사람이 그들을 부를 때 사용하는 호칭이지 자기가 자기를 부를 때 사용하는 것은 아님이 분명하다. 자기가 자기를 지칭할 때 어떻게 신부님, 목사님, 스님이라고 할 수 있는가 말이다.

 

 나는 공식 문서에서는 꼭 직함을 앞에 넣어서 목사 아무개라고 썼다. “아무개 목사라고 직함을 이름 뒤에 쓰면 어쩐지 교만스러워 보이기 때문이다.

 스님도 다른 사람이 그를 높여 부를 때 스님이라고 하는 것이지 자기가 자신을 호칭할 때는 ”()이거나, “이어야 한다. 자기를 부를 때 목사님이라고 하거나 스님이라고 호칭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목사가 자기 아내를 호칭할 때도 사모님”. 또는 부인이라고 부르는 사람이 더러 있다. 역시 몰지각한 언어다. “사모님이란 호칭이나 부인이라는 호칭 또한 남이 사용하는 존칭이기 때문이다. “내자”(內子) 또는 실인”(室人) 즉 집사람이어야 할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요즘 자기 남편에 대한 호칭도 다양하지만 자기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행위는 윤리적으로 많이 어긋난 호칭이 아닐 수 없다. 과거엔 서방님” “낭군님등으로 불렀지만, 요즘은 그렇게 부르지 않는다. 보통 형수가 시동생을 부를 때 서방님이라 부르는 것이 통례이다. 대체로 여보”, “당신”, “아무개 아빠때에 따라서는 바깥어른등등이 무난할 것 같다.

 

 다시 강조하지만 자기가 자기를 호칭할 때는 절대로 자를 붙여선 안 된다. 우리 선배 목사님은 자기에게 오는 편지봉투에 보내는 사람이 자기를 아무개 목사라고 직함을 뒤에 쓰면 교만한 사람이라고 그 편지 뜯어보지도 않았다.

보내는 사람은 분명히 목사 아무개로 표기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편지를 받는 분에게는 아무개 목사님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요즘 젊은이들이 별의별 신조어들을 양산하고 있어 호칭이 그 의미를 잃어가고 있긴 하지만 노파심에서 해 보는 소리다. 호칭에 따라 그 의미도 다르거니와 정이 가기도 하고 감정이 상하기도하기 때문이다. 바른 호칭으로 우리 인간관계를 더욱 아름답게 꾸려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여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