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아픈 계절이외다.
가을은 아픈 계절이외다.
감나무가 반년을 젖 먹여
옹골지게 물들인 붉은 감
껍질 벗겨 실에 꿰어
허공에 매다는 아픈 계절이외다.
배추 노란 골갱이
겹겹이 한 아름 만들면
사정없이 소금에 절이고
고춧가루양념 분칠하여
땅속에 파묻는 슬픈 계절이외다.
열 달을 정들인
나뭇잎 꽃단장시켜
미련 없이 떠나보내듯이
첫 사랑 임을 보내고
가슴앓이 한 비정한 계절이외다.
그래서 이 가을이
유난히도 쓸쓸한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