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망초의 설움. // 황우 목사 백낙은.
대한제국이 멸망할 즈음
들판을 가득 메운 이상한 잡초
그래서 그 이름 망초(亡草)라 하고
그 망초 닮았다하여
개망초라 불렀다지 아마.
아득한 고향하늘 북미대륙 떠나
태평양 건너와 뿌리 내렸건만
넓은잎잔풀이라는 좋은 이름 두고
망초(亡草)에 개(犬)자 덧붙여
가짜 망초라니 이름도 민망하네.
오뉴월 염천에 가뭄까지 이겨내고
수많은 꽃피워 가슴팍 열었건만
바다 저편 게신 님 찾아오실 기약도 없고
행여나 님 소식 들을까하여
접시공중선 활짝 펴놓은 개망초 설움.
* 개망초 : 국화과의 두해살이풀이다. 넓은잎잔풀, 망국초, 왜풀, 개망풀이라고도 함.
북아메리카 원산의 귀화식물이다.
* 접시공중선(空中線) : 전파를 송·수신하려 공중에 세우는 도선장치. 접시 닮은 안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