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세지감(隔世之感) // 황우 목사 백낙은.
우리나라가 세계적으로 1위를 하는 것들이 참 많은 것 같다. 경쟁사회인데 1위를 하는 것이 많을수록 좋은 일 아니냐고 말할 사람도 있겠지만, 좋지 못한 것까지 1위라면 재고해야 할 일이라 여긴다.
통계라는 것은 상황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근래에 다소 바뀐 것도 있겠지만 대동소이하리라 믿는다.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에서 좋은 것으로 1위를 하는 것들이 많다.
반도체 생산량, 선박 건조율, 최고의 IT 국가(초고속 인터넷 가입자 수 세계 최고), 컴퓨터 보급률, 휴대폰 보급과 성장률, 학부모 교육열. 학위취득 비율, 우수한 문자 사용국. 인쇄문화 보유국. 우수한 두뇌를 갖춘 민족국가(전 세계 국가대상 IQ 통계 1위). 우수한 음식문화. 고인돌 최다 보유국. 전쟁의 폐허(6.25)에서 가장 빠른 경제성장을 이룬 나라. 가장 빨리 민주화를 이룬 나라. 족보가 가장 잘 발달하여 있는 나라. 왕실전통음악(종묘제례악)이 가장 잘 보존된 나라. 불교철학과 유교, 그리고 그리스도교 문화가 꽃피운 나라. 다종교 국가이면서 큰 대립 없이 공존하고 있는 나라. 규모가 큰 교회 1위~10위가 존재하는 나라 등등이다.
그러나 반면에 좋지 않은 것 중에서 1위를 하는 것들도 정말 많다.
해외입양 1위, 청소년 흡연율과 여자 하루 흡연량(남자는 2위), 주당 노동시간, 15세 이상 술 소비량. 간암 사망률, 가장 낮은 최저임금. 저임금 노동자 비율. 학업 시간,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가 가장 낮은 나라. 이혼 증가율(이혼율 3위) 자살률. 결핵 환자 발생 및 사망률. 교통사고 사망률. 온실가스 배출 증가율. 노령화 지수. 국가 채무 증가율. 노인 빈곤율. 산업재해 사망률. 남녀임금 격차. 낙태율. 당뇨, 간 질환, 대장암, 심근경색 사망률과 증가율. 출산율 제일 낮은 국가. 근무시간 가장 긴 나라. 상 하위 소득 격차. 성형수술(17%), 낙태율 세계 1위(매년 100만 건 이상 발생). 국공립대 등록금 비싼 순위 2위. 성범죄 발생국 2위. 뇌물 공여지수 2위, 표현의 자유 안 되는 순위 3위 등이다. 동방예의지국이었던 우리나라가 왜 이 지경이 되었을까?
얼마 전 어쩌다가 TV에서 대담프로그램을 보았다. 결혼생활을 주제로 한 프로그램인 것 같았다.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하는 중에 늙은이로서는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단어들을 솥아 내는 것이었다. 별거(別居), 이혼(離婚), 졸혼(卒婚) 등등의 이야기들이었다. 별거도 이해할 수 있고, 이혼도 이해가 되지만, 졸혼(卒婚)이라는 말은 이해 불가능이었다.
소이 졸혼(卒婚)이란 것은 일정 기간 별거를 하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자유로워지는 것이란다. 그리고 대담자들도 이 졸혼(卒婚)이 바람직하다는 논조였고, 지금 많은 사람이 이 방법을 선호한다는 취지였다.
부부가 일정 기간 별거를 하며 서로에게 자유를 준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내 나름대로 견해는 그 기간에 있을 수 있는 서로 간의 불륜도 용납하고 허용한다는 의미로도 들리고, 상대에게나 자기에게 불륜을 저질 수 있는 자유를 주고 얻는 기간이 아닐까 하는 뉘앙스(nuance)가 풍기는 내용이었다. 이런 대담을 공공방송에서 공공연하게 하는 것 자체가 부적절한 것이라 여긴다. 그뿐만 아니라 요즘 드라마를 보아도 상상을 초월하는 막장드라마가 우후죽순같이 생겨나고 있고 공공연하게 방영되고 있다.
옛날에는 딸을 시집보내면서 “출가외인(出嫁外人)”이라는 말을 수없이 되풀이하였으며, 되 짜듯 말 짜듯 가르쳤다. 그 집 귀신이 되라고도 가르쳤는데, 요즘 세상을 보니 세상 참 이상하게 돌아간다고 하는 생각을 떨칠 수가 없다. 격세지감(隔世之感)에 분노를 이기지 못해 붓을 꺾고 싶은 심정이다.
이런 현실이 나라와 민족의 장래를 불확실하게 하는 원인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이런 사고방식의 결과가 바로 성범죄 발생국 최상위, 이혼 증가율 1위, 이혼율 3위라는 낯 뜨거운 나라가 된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나라의 운명을 쥐고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닌 방송제작자와 방송매체의 각성이 시급하다 하겠다.
아! 대한민국아! 이 일을 어쩌면 좋을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