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추 방아 // 황우 목사 백낙은.
팔순 넘긴 친구
테니스 채 휘두르며
힘자랑하더니
산기슭에 새집 지었고,
술잔 높이 들고
“이대로”를 외치며
더 늙지 말자던 친구도
좌청룡 우백호 청산에 누었다.
말동무 하나둘 떠나가고
동짓달 긴 밤 서러운데
달님 속 토끼 친구 함께
고추 방아나 찧어볼까.
* 시작 노트 : 친구가 하나둘 세상을 떠난다. 문득 창밖을 보니 달님이 바람에 흘러간다. 소꿉친구 토끼와 함께 고추 방아 찧으며 서로의 눈물 닦아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