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랜드 캐년(Grand Canyon) // 황우 목사 백낙은
30여 명을 삼킨 대형 공룡이
기름진 초원이라는 모하비 사막을
싫은 기색 없이 어둠 뚫고 잘도 달린다.
나목(裸木)들은 생사기로에 섰고
머리에 눈을 인 고봉들 사이로
붉은 아침 해 돋으니 황홀이라.
그~년은 아직 시집도 안 가고
피부색이 어떻든 차별도 없이
잡노옴 잡여언들 다 불러 모은다.
접근금지 표시로 철조망 두르고
험상궂은 이빨 드러내 보이지만
치마폭 들치고 속살 보려 환장들이다.
억겁의 세월 고스란히 지닌 채
공작 깃털 머리에 꽂은 인디언을
아직도 품고 산다니 일편단심이로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