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중에 제일은 건강이라? // 황우 목사 백낙은.

 

우리가 어릴 때는 절대 식량 부족의 시절인지라 온통 먹고 살 이야기뿐이었다. 그러다가 중, 고등학교 시절에는 공부 이야기, 그리고 나이가 좀 들면서 직장이나 돈 이야기를 했었다. 그리고 5~60대가 되면서 명예에 대해 이야기를 하다가, 60대를 넘어서면서 입에 침이 마르도록 건강이야기를 많이 하고 또 듣는다. 이 건강 이야기는 나이가 들면 들수록 그 횟수가 더해지고, 농도도 짙어지는 것 같다.

 

올해 여든 여덟인 선배 목사님 한 분이 계신다. 여기저기 쥐어 박힌 자가용으로 왕복 100여리 길을 손수 운전하셔서 은퇴 목사님들이 모이는 교회에 빠짐없이 출석하시는 분이시다. 점심이 끝난 자리에서 지금까지 살아오는 동안 가장 소중한 것이 건강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을 듣곤 한다.

 

요즘 인터넷이나 스마트폰 카톡 방에도 건강정보가 넘쳐난다. 건강해지려면 무슨 음식을 많이 먹어야 하고 어떤 음식은 먹지 말아야 한다는 둥, 말을 적게 하고 소식(小食)을 해야 한다는 둥, 운동을 많이 해야 한다는 둥, 별의별 정보가 홍수처럼 범람하고 있지만, 그 것들을 다 기억할 수도 없을뿐더러 다 지키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나도 근래에 와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부쩍 많아지는 것을 부인하지 못한다. 건강을 위해서 식사를 조절하면서도, 각종 영양분을 골고루 섭취하려고 노력하고, 운동을 하려고 애를 쓰며, 건강 검진도 잊지 않고 받는다. 건강 검진을 할 대마다 비만이라고 말하지만 통계에 의하면 마른 사람보다 약간 비만한 사람이 더 오래 산다는 연구 결과를 보고 위로를 받는다.

 

그러나 지나고 보면 사람이 건강에 신경을 많이 쓴다고 건강해지거나 장수 하는 것도 아니고, 좋다는 약을 입에 달고 산다고 오래 사는 것도 아닌 것을 보고 듣는다. 인간의 노력이나 현대 문명의 덕택으로 수명(壽命)이 다소 늘어난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나는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라는 것을 믿는 사람 중에 하나다.

 

오늘날 많은 사람이 건강과 장수를 바라고는 있지만 간과하고 있는 것 하나가 있다. 그것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사랑을 먹고 마시고, 사랑을 주고받고 살다가 사랑을 품고 죽어 가는 것이다. 만약 마음에 사랑이 없으면 그 마음은 물 없는 사막이요 무인도에 유배된 고독한 인생일 것이다.

 

성경에도 믿음 소망 사랑 그중에 제일은 사랑이라는 말씀도 있지만, 인간이 소중하게 여기는 지식과 명예, 권세, 물질, 그리고 건강까지를 포함하는 모든 것 중에 제일은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다.

 

사랑의 반대를 미움이라고 한다면 그 미움은 시기, 질투, 원망, 불평, 불행을 낳고 결국 사망에 이르게 한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고 아무리 좋은 음악을 듣고, 별의별 건강 수칙을 다 지킨다고 해도 마찬가지이다. 그러나 사랑은 감사를 낳고 즐거움과 행복을 낳을 뿐만 아니라, 건강과 생명을 가져다주는 우물이다.

 

일찍 그것을 깨달은 레프 톨스토이는 사람은 사랑하기 위해 태어났다.”고 했다. 그래서 건강과 장수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숭고한 사랑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그 대상이 신()이나 사람이라면 더 좋겠지만, 동물이나 다른 사물. 또는 일을 사랑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든다면 자연 사랑이나 취미활동 등등 말이다. 이런 사랑이 마음에 안정과 평화를 가져다줄 뿐만 아니라, 우리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건강과 장수도 가져다주는 비결이라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태어나 우리가 경험하는 가장 멋진 일은 가족의 사랑을 배우는 것이다.”     - 조지 맥도날드 -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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