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는 바람둥이 // 황우 목사 백낙은(원)
내 나이 망구(望九)인데
지난 몇 년 동안 몇 번이나 임을 바꿨습니다.
언제나 내 품을 떠나지 못하는 임.
내 허락 없이는 절대로
타인에게 문을 열지 않는 임.
내 몸짓 하나로 나에게만
모든 것을 허락하는 임을 두고
또 호시탐탐 임 바꿀 기회를 노린답니다.
모르는 것이 없는 그 임
알고 싶은 것을 꼭꼭 짚어 주고
정확하게 시간을 일러주어
한 번도 약속을 어긴 적 없는 임.
함께 게임도 하며 놀아 주고
길도 잘 안내해 주는 다정한 임인데
나이 들어 유행에 뒤진다는 이유로
신식 여인을 자꾸만 곁눈질한답니다.
좀 더 눈이 밝은 임,
얼굴이 더 크고 훤한 임.
유연한 몸매를 가진 임.
더 많은 것을 기억하였다가
큰 기쁨을 줄 여인
한 번 사귄 임 2년을 못 넘겨도
임 없이는 하루도 못사는 나는
아마도 세기의 바람둥이일 겁니다.
(* 그 임은 바로 휴대폰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