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 어느 날 꿈속을 헤매며! // 황우 목사 백낙원()

 

아내를 요양병원으로 보내고 눈물로 밤을 지새우며, 가슴을 쥐어짠 세월이 어느덧 5개월이나 지났다. 코로나19 때문에 면회도 못 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아내가 이 상황을 잘 알지도 못한 채 답답한 병실에서 얼마나 나를 그리워하고, 또 서러워할 것인가를 생각하면 가슴이 찢어진다.

 

그래서 그러한 생각들을 지우려고 유튜브에 황우공작소를 만들어 놓고 여러 가지 공작을 해보기도 하고, 서예도 하는 등, 별의별 노력을 다해 보지만 마음이 아프기는 마찬가지다.

 

그래서 그런지 지난밤에는 한 꿈을 꾸었는데, 아내가 성한 사람처럼 일어나서 이민(移民)을 가겠다고 서둔다. 아무리 말려도 소용이 없어 그럼 나도 가겠다고 했지만, 여권 기간이 만료되어 나는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꿈이긴 하지만 너무 이상해서 자리에서 일어나 보니 새벽 4시쯤이었다. 아마도 아내가 견디기가 힘드니까 세상을 떠났으면 하는 생각을 하면서 몸부림치는 것이 내게도 텔레파시로 전달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에 다시 잠을 이루지 못했다.

 

자리에서 일어나 하나님께 간절히 기도를 드렸다. “하나님! 아내와 함께 내 영혼도 불러가소서. 20년 기도의 응답 받아 목사도 되었고, 부족했지만 40여 년이나 목회도 했으며, 시인, 작가라는 호칭도 들어보았고, 아내와도 60년 가까이 살았으며, 여든을 넘겨 살 만큼 살았으니, 이젠 제게 아무 여한이 없습니다. 1시간여 동안 떼를 쓰면서 기도를 드렸지만 속은 여전히 텅 비어있는 느낌이다.

 

그래서 성경을 펼쳐 들었다. 오늘은 구약 시편 38편부터 읽을 차례인데 한 구절 한 구절마다 내 심금을 울렸다. 아내를 돌본지 2년여 동안 나도 병을 얻어 척추치료 약, 심장치료 약, 정신과 약까지 먹고 있기 때문이다.

 

* 2~3주의 화살이 나를 찌르고 주의 손이 나를 심히 누르시나이다....나의 죄로 말미암아 내 뼈에 평안함이 없나이다.”

* 6~7내가 아프고 심히 구부러졌으며, 종일토록 슬픔 중에 다니나이다. 내 허리에 열기가 가득하고, 내 살에 성한 곳이 없나이다.

* 10내 심장이 뛰고 내 기력이 쇠하여 내 눈의 빛도 나를 떠났나이다.” 라는 말씀들이 어쩐지 지금 나의 상황과 심정을 그대로 표현한 것 같아 눈물을 흘리면서 두 번 세 번 다시 읽었다.

 

특히 11절에 내가 사랑하는 자와 내 친구들이 내 상처를 멀리하고 내 친척들도 멀리 섰나이다.”라는 말씀이 잘 박힌 못과 같이 내 가슴에 박힌다. “오랜 병에 효자 없다는 말과 같이, 내가 오래도록 어려움을 당하다 보니 이제 많은 사람에게서 관심 밖으로 밀려나는 것 같아 얼마나 가슴 아픈지 모르겠다.

 

그리고 또 16절 말씀에 망자존대(妄自尊大)라는 말씀이 나오는데(개역개정 번역에는 스스로 교만한 것이라고 번역하였다.) 그 말씀이 내 가슴을 찔렀다. 그동안 되지도 못한 것이 무슨 벼슬이나 한 것처럼, 하나님 앞에서나 사람 앞에서 망자존대 하지는 않았던가? 하는 생각도 해 보았다.

 

계속 시편을 읽는 중에 하나님의 응답하시는 음성이 들렸다. 시편 425절과 11, 그리고 435절에 세 번이나 계속해서 같은 말씀으로 내게 말씀하시는 것이다.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 아멘.

 

주여! 내 뜻대로 마시고 당신 뜻대로 하소서라고 기도한 후에 다시 정신을 차리고 오늘의 영적인 전투에서 승리할 것을 다짐하며 두 주먹을 불끈 쥐어 본다.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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