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타의 비애 // 황우 목사 백낙은.
온갖 고뇌의 등짐
올망졸망 꾸려지고
타박타박 걸어온 여정
광풍이라도 부는 날이면
조용히 두 눈 감고
두고 온 고향하늘 그려봅니다.
하늘 우러러 고개 높이 쳐들고
간절한 기원 드려보지만
끝없이 펼쳐진 모래바다
달아오르는 열기에
밤마다 긴 한숨 쉬며
눈물로 별을 헤아립니다.
어쩌다 메르스 기주가 되었지만
거추장스러웠던 그 혹에서
아련한 추억 한 줌 꺼내어
야금야금 되새김질하며
하늘 향한 합장으로, 오늘도
황량한 이 모래벌판을 걷는답니다.
* 메르스 : 중동호흡기증후군.
* 기주(寄主) : 기생 생물이 기생하는 대상으로 삼는 생물. 숙주(宿主)