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날개가 없어 서러운 호랑이. // 황우 목사 백낙원()

 

다섯 자 방, 바보상자, 비대¹ 구멍으로

세상 내다 보는 것 진절머리가 난다.

얽맨 모든 사슬 끊어 버리고

어디론가 훨훨 날아가고 싶다.

 

무주구천동이면 어떻고

삼수갑산(三水甲山)이면 어떠랴.

백두대간 막다른 골짜기면 어떻고

땅끝마을 여늬 개어귀²도 좋지 않은가.

 

()도 만나고 서()도 만나고,

굴뚝새 친구하고 다람쥐와 점심 먹고

노루 사슴 어깨동무 너풀춤 추고

귀신고래 만나면 얼마나 좋을까.

 

비가 오면 비를 맞고 눈이 오면 눈을 맞고

못나면 못난 대로 잘나면 잘난 대로

코쟁이도 만나고 깜둥이도 만나고

손짓 발 짓이면 어떠리 이웃사촌인데.

 

멀어 봐야 지구촌이요

넓어 봐야 오대양 육대주

날틀 타고 10시간이면 족한데

날개 없는 호랑이³ 서럽기만 하여라.

 

1 : 비대 구멍 : 옛날 어른들이 속이 좁은 사람을 비대 구멍만도 못하다.”라고 했다. 비대가 무엇인지 사전을 찾아봐도 변기에 설치하는 비데만 나올 뿐 찾을 수가 없다.

옛날 어른들이 담뱃대가 막혔을 때 댕대미 덩굴로 뚫었는데, 그 가는 댕대미 덩굴 속 구멍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 댕대미 중간에 또 구멍이 있다면 얼마나 좁겠는가?

2 : 개어귀 : 냇물이나 강이 바다로 들어가는 어귀. 포구.(갯어귀)

3 : 황우가 호랑이띠다.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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