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을이 서럽다. // 황우 목사 백낙은

 

소꿉친구와 앞 도랑에서

물장구치던 느림보 시절도

황소 등에 올라앉아

거드름 피우던 철없는 시절도

아카시아 이파리 입에 물고

풀피리 불던 낭만의 시절도

온갖 짐 등에 지고 헐떡이던

겁 없는 시절도 덧없이 가버리고...

 

일출로 가슴 설레게 하고

정열로 대지를 달구더니

겨운 세파에 절룩이며

어렵사리 노루막이 넘는

붉은 해님도 힘겨운 듯

먼지 들어간 눈알인가?

너와 나의 죄 빛인가?

외로운 인생 노을이 서럽다.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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