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롱나무의 외침.

                                                                           황우 목사 백낙원.

  요즘 배롱나무를 관광지 등에 가로수로도 많이 심고 있어 도처에서 볼 수 있는 나무이다. 배롱나무는 부처꽃과 낙엽관목으로, 목백일홍, 또는 나무 백일홍으로 불린다. 꽃말은 “떠나는 벗을 그리워하다.”이다.

  예부터 이 배롱나무꽃이 필 무렵에는 먹을거리가 풍부하여 구걸하는 자가 없었다고 전한다. 이 배롱나무꽃이 피는 지금이야말로 먹을거리 천지이다. 각종 과일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푸성귀에다가, 조금 있으면 여러 가지 곡식까지 추수할 수 있는 계절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배롱나무의 그 특성을 살펴보면 재미가 있다. 그 중 하나는 곧게 자란다는 특색이 있다. 가지를 전지해 놓아도 당년에 거의 1m정도나 곧게 자란다.

  또 한 가지 특색은 꽃이 오래도록 피는 것이다. 일부가 피었다가 지고나면 다른 꽃봉오리가 계속해서 피기 때문에 백일홍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특색은 나무가 끊임없이 묵은 껍질을 벗어 피부가 말끔하다는 특색이 있다. 나무가 묵은껍질을 계속 벗기 때문에 나무의 피질이 매우 매끄러워 여인의 라신(裸身)을 연상케 하기도 하는 나무이다.

  그래서 어떤 사찰(寺刹)에서는 라신을 연상케 한다고 하여 절 안에 심지 않는다는 설도 있고, 어떤 사찰에서는 해탈(解脫)을 상징하는 것이라 하여 즐겨 심는 사찰도 있다 들었다. 한 사물을 두고 그 보는 관점에 따라 이렇게 저렇게 해석 될 수 있는 한 사례라 하겠다.

  우리 집 마당에도 수십 년 묵은 배롱나무가 한 거루 있는데, 나무와 그 꽃을 볼 때마다 여간 즐거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배롱나무가 무언의 웅변으로 우리 인간들에게 하는 외침이 있는 듯하여 좋다.

  특히 요즘 정계에서 공천뇌물(정치헌금이라 하는데 이 말은 적절하지 못한 용어이다.)로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현금(現今), 국회의사당을 비롯한 국회의원들, 뇌물수수 사건으로 큰 파문을 일으킨 청와대, 그리고 모든 공직자들 마당에 이 배롱나무를 한그루씩 심어서, 배롱나무의 해탈의 외침을 듣고, 모두 청념결백(淸念潔白)한 삶을 살아, 좀 더 맑고 밝고 깨끗한 사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간절하다.

 

배롱이여! 너는

라신의 고고한 자태로 서서

할 말이 그리도 많은가.

허망을 고이 벗고

뭇 중생의 무욕과

해탈을 권하는 거겠지.

 

떠나는 벗 그리면서도

붉은 정열 담은

구름 꽃으로

석 달 열흘 한결같이

그토록 열심히 외치는 거겠지.

        (2012년 8월 7일)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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