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만 송이 장미의 함성. // // 황우 목사 백낙은.
먹구름이 금수강산을 뒤덮어
민족혼이 풍전등화 같았을 때,
악취는 도사려 팔짱을 끼고
정의는 두 손 맞잡고 읍할 때,
갑(甲)은 대청마루에서 호통을 치고
을(乙)은 엎드려 곤장을 맞을 때,
오방낭 연기에 오천만이 질식할 즈음
팔도의 얼들이 서로 입을 맞추어
백만 송이 장미가 향기를 뿜는 도다.
작다고 무시하면 안 되는 거라고,
어둠은 빛을 이기지 못하는 거라고,
불씨가 모이면 들불이 되는 거라고,
난공불락의 여리고 성(城)도
60만 함성에 무너졌다는
여리 디 여린 촛불, 눈물어린 함성이
도도한 강물 되어 넘실거리는 도다.
티끌이 태산처럼 일어서고
빗방울이 강수 이룰 때까지,
어둠이 쥐구멍을 찾을 때까지,
요원(燎原)의 불길처럼 타오르라.
어둠 살라 먹고 동방의 밝은 빛 되리라.
(2016년 11월 12일 촛불시위를 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