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수와 진보의 가치(1)     // 황우 목사 백낙은

 

지금 우리나라는 보수(保守)파나 진보(進步)파 모두가 가치관의 혼란으로 인하여 중병을 앓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혼란은 결국 국가적 위기를 초래하였으며 민주주의 발전에 중대한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보수 계층에 속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훨씬 더 많았다. 또 그들이 모든 면에서 득세도 했다. 그러나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후 처음으로 진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보수라고 생각하는 사람의 수보다 더 많아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 시점에서 우리는 보수의 가치와 그 존재 이유가 무엇이며, 진보의 가치와 그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진보의 가치에 대해서는 다음번에 언급하기로 하고, 오늘은 먼저 보수(保守)의 가치에 대하여 한 번 생각해 보려고 한다.

 

흔히 나는 보수다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지만, 보수가 무엇이며, 그 가치와 존재 이유가 무엇인가를 모르는 사람들이 많은 듯하다. 보수(保守)라고 하는 말은 글자 그대로 무엇을 지킨다는 말인데, 과연 무엇을 지키겠다는 것인가?

 

보수가 지향하는 이념을 나름대로 정의를 해 보자면, 보수란 과거의 도덕적 가치와 윤리적 전통을 잘 보존하고, 법질서를 준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과거 보수주의자들과 보수 정권들이 윤리와 도덕적 전통(傳統)을 얼마나 잘 지켰으며, 법질서를 얼마나 잘 지켰는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역사를 되돌아보아도 보수가 수구(守舊) 해야 할 가치를 도저히 찾을 수가 없다. 조선 시대는 그만두고 해방 이후 우리나라 근세사를 살펴보아도, 역시 보수 정권에서 공헌한 바를 찾을 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도 눈멀고 귀먹은 늙은이들이 자칭 보수라고 하면서 깃발을 흔드는 것을 보면 한심하기 짝이 없다.

 

그런 면에서 내가 경상도에 살고, 나이가 내년이면 팔순인데 나이가 많다는 것만으로 보수라고 취급받는 것이 억울하기도 하다. 나는 과거 정권에서 내가 꼭 지키고 싶은 이념이나 사상이나 가치를 발견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이승만 정권, 박정희 유신 정권, 전두환, 노태우 정권, 그리고 이명박 정권 모두가 현저하게 법질서를 파괴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현재 박근혜 정권도 최순실 국정농단사건이 보여 주는 대로 엄청난 법질서 파괴와 도덕적 규범을 범하는 잘못을 저질렀다. 특히 헌법질서 파괴라는 면에서 한국 역사상 그 유래를 찾기 힘들다고 여긴다.

 

이렇게 과거 보수주의자들이 저질은 검은 역사는 아무리 감추고 덮으려 해도 온통 썩은 냄새가 진동하는 것을 어찌할 수가 없다.

그리고 보수를 표방하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친일파 후손들이거나 독재 정권의 후대들이, 자기들의 기득권을 지키려고 발버둥을 치는 것이라고 여겨지기 때문이다.

 

과거 정권과 거기에 속했던 사람들을 지지하는 것만으로 보수라고 한다면 보수의 존재가치는 벌써 소실되었다는 것을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이다. 과거 일제와 자유당, 그리고 한나라당과 오늘의 새누리당, 그리고 박근혜를 지지하는 것이 어떻게 보수가 된다는 것인가 말이다.

 

지금 우리나라는 어떤 개인이나 정당을 지지하는 것으로 보수라고 할 것이 아니라, 과거의 도덕과 윤리의 전통을 고스란히 잘 지키고, 법질서를 준수하는 진정한 보수를 해야 할 것이며, 오늘날 그러한 진정한 보수주의자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라 하겠다.

(20161212)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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