뻐꾸기 순정 // 황우 목사 백낙은(원)
아카시아 꽃향기 아스라이 사라진 후에
이앙기(移秧機) 쇳소리 울려 퍼지는 들녘
찔레꽃 향기 온 산천을 뒤덮는데
무슨 심보로 개개비 둥지에 알 낳아놓고
제 새끼 불러내는 뻐꾸기 울음소리
기른 정 어쩌라고 저리도 재촉일까.
뒤 안돌아 보고 매정하게 떠나버릴
뻔뻔한 도둑 새 새끼인 줄도 모르고
하루에도 수백 번씩 먹이 날라다가
피골(皮骨) 상접(相接) 지극정성 다해
자기 몸보다 더 큰 우량아로 길렀는데
낳은 정 찾아 둥지 떠나는 뻐꾸기 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