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책로.

카테고리 없음 2024. 6. 11. 10:52

해거름이라 산책에 나섰더니

구름 조각들은 한가롭게 노닐고

그저께 심은 벼들이 하마 땅 내를 맡았다.

 

산천은 한껏 푸르름을 머금었고

황새는 먹이 찾아 목을 길게 빼고

두리번거리며 성큼성큼 논두렁을 거닌다.

 

오솔길엔 산딸기, 오디(桑實)가 지천(至賤)이라

어릴 적 생각하고 몇 개 따 입에 넣었더니

오묘한 단맛에 행복한 웃음이 절로 난다.

 

오디를 입가에다 묻히고 자랑했던

어린 시절이 어제께 같은데

어언 그 세월이 여든 해를 넘겼구나!

Posted by 삼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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