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건 쓴 여자. / 황우 목사 백낙은(원)
한적한 길가에서
꼬부랑 할머니가
애절하게 차를 세운다.
자세히 보니 이웃 할머니다.
어디 다녀오시느냐 물었더니
팔이 아파 침 맞고 오는 길이란다.
중식 후 들에 나갔더니
그 할머니가 머리에 수건 쓰고
땀 흘리며 밭을 매고 있다.
한 걸음 전진에 백 번의 호미질
베 잠방 다 젖도록 김을 매어도
“수건 쓴 여자 지나갔다. 고개 들자” 한다는데...
죽을 판 살판 일 년 농사해 봐야
공무원 한 달 월급도 안 되는 수입
아침부터 저녁까지 저 짓을 하니
몸인들 온전 할리 있을까 마는
밤새워 방구석 헤매며 앓다가
내일 또 의원 찾아 침이나 맞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