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빚는다. / 황우 목사 백낙은(원)
말과 글을 체로 쳐서
시어를 골라내어
현재란 떡 시루에 안친 다음
명상의 번을 발라
헛김을 방지하고
사랑의 불 지펴 시를 찐다네.
고독이란 고두밥
고슬고슬 쪄내고
추억 깃든 누룩 넣어
골고루 섞은 다음
그리움이란 옹기에 담아놓고
한 사흘 조용히 기다려 본다네.
적당한 숙성 기간이 지나
보글보글 시향 기어오를 때
교정의 용수를 깊이 찔러
마알∽간 시 국자로 퍼와
시상(詩想)의 샘물로 간을 맞추니
맑은 향기(香氣) 그윽한 시가 되었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