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내의 눈물방울. [2019년 7월 8일(월)]
간밤에 아내가 기침을 많이 해서 대여섯 번이나 잠을 깼다. 아내의 기침은 기온의 탓도 있지만, 베개의 높낮이에도 관계가 있기 때문에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가슴팍에 수건을 한 장 덮어 주었더니 그 후로는 잠을 잘 잔다.
오늘은 막내딸과 손녀가 왔다. 그래서 오히려 잠시 쉬지도 못했다. 어제도 밖으로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무리를 해서 밖으로 나갔다. 청계저수지로 가 보았으나 경치가 좋은 곳은 아니었다. 차를 되돌려 월포 해수욕장으로 갔다. 그곳도 장사꾼들의 시설물을 때문에 아내가 근접 거리에서 바다를 볼 수 있는 곳이 못된다.
그래서 다시 오도해변으로 갔다. 바닷가에 차를 세우고 창문도 열고 아내에게 파도소리를 들려주고 있는데 스르르 잠이 온다. 어젯밤에 잠을 설쳤기 때문이다. 아내에게 “나 졸린다. 여기서 자고 갈까?”라고 했더니 그러라는 뜻으로 눈을 깜박인다. 그러나 환자를 두고 어떻게 거기서 잠시라도 눈을 붙이겠는가! 차를 돌려서 오는 데도 눈이 자꾸만 감긴다. 그러나 다시 집을 지나쳐 유계저수지로 가서 조금 더 머물다가 집으로 왔는데 약 1시간 반 가량 걸렸다.
아내를 침대에 눕혀 놓고 눈높이를 같이 한 다음 “나 졸린다.” 라고 했더니, 아내의 눈에 금방 눈물이 핑 돈다. 그러더니 그 눈물이 옆으로 주르르 흐른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나는 그 눈물의 의미를 안다. 내가 측은해서 흘리는 눈물이 틀림없다. 나를 측은하게 여겨서 흘려주는 여인의 눈물 한 방울! 그것으로 내 피곤함은 충분히 보상 되고도 남는다.
오늘 밤엔 아내가 아무 탈 없이 잘 잤으면 좋으련만 내 뜻대로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님께 맡기는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오! 주여! 당신 손에 맡기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