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좋을꼬. (팔순에 부쳐) 황우 목사 백낙은.
동녘의 서기(瑞氣) 보듬고
요람에서 두 팔 쳐들어
힘차게 만세 불렀던 시절도 꿈같고
붉은 꽃잎 활짝 피웠던
정열의 시절이 어저께 같은데
어느덧 머리엔 단풍이 물들었네그려.
인생칠십고래희(人生七十古來稀)인데
강산이 여덟 번이나 변했으니
쏜 화살 같은 세월이로구나.
남들은 듣기 좋으라고
“아직 청춘이십니다.”라고 하지만
약은 간식이고 병은 동거인(同居人)이라
아마도 우리 아버지
날 오라고 손짓하시나 본데
아직 철도 덜 들었으니 어쩌면 좋을꼬.
(2017년 10월 21일. 팔순감사예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