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줄. / 황우 백낙은(원)
네모난 얼굴에 휑한 가슴구멍
날개도 없이 꼬리 두어 개 달고
외가닥 연줄에 매인 채
방패연이 하늘 높이 나부낀다.
들판 개구쟁이들
조막 만해 지고
미루나무도 선황당도
조그마한 뫼일 뿐이라.
하지만 조금 높다고
팔랑팔랑 까불거리더니
목줄 끊겨 천 길 곤두박질
대추나무에 걸려 대롱거린다.
정성들여 찹쌀 풀도 먹이고
유리가루 발라 빤짝이는 연줄처럼
세상 부귀공명(富貴功名)도
부질없는 한 가닥 실인 것을...
* 윤00 전 청와대 대변인 성추행 사건이 있은 다음에 쓴 글.